‘아침 체인지’로 교실 깨우고… 지역간 학력 격차 해소하고… [지방기획]
수업 전 운동부터 ‘아침 체인지’
“학생들 두뇌 맑게” 집중력 강화 신체활동
코로나로 결여된 관계회복… 체력도 길러
선도학교, 계획의 4배 신청 ‘뜨거운 호응’
전국 첫 부산학력개발원 설립
학력 향상·수업·진학 지원 내실화에 방점
맞춤 프로그램 갖추고 개인별 학력 관리
전국서 벤치마킹… 부산發 교육정책 주목
부산교육청은 지난 2월 7일 오전 8시30분부터 부산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 강당에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대호 홍보대사와 함께 ‘아침 체인지(體仁智)’를 선보여 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아침 체인지’는 하윤수 부산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핵심 가치로, 정규 교육과정 전 아침 시간을 이용해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자율 체육활동이다. 수업 전 모든 학생들이 신체 부대낌을 통해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기르고, 두뇌를 깨워 공부 집중력을 높이는 단체 활동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결여된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 회복과 건강, 체력은 물론 우울감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도입됐다.
특히 고등학교 신청 비율이 36%로, 초등학교(21%)와 중학교(24%)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대학입시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고등학생들이 턱없이 부족한 체육활동을 아침 체인지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교육청이 처음 도입·시행한 아침 체인지는 부산은 물론 전국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시·도 교육청과 학교들이 부산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아침 체육활동 추진에 나서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해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지난 4월 18일 사상구 학장초등학교 강당에서 원도심·서부산권 학부모와 교직원, 대학교수, 시의원 등 2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환경 개선과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공교육의 기능 복원 △우수한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지자체 지원 강화 △지역별 강점·특성 발굴을 통한 교육재정의 적정 분배 △학교·교육청·지역사회 간 협력을 통한 균형 잡힌 교육생태계 구축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또 같은 달 26일에는 시 교육청 별관 교육감소통공감실에서 ‘원도심·서부산권 구청장과 교육감 만난 데이’를 가졌다.
하윤수 교육감을 비롯한 공한수 서구청장, 김진홍 동구청장, 오태원 북구청장, 이갑준 사하구청장, 김형찬 강서구청장, 조병길 사상구청장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청과 지자체 간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부산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전국에서 처음 ‘부산학력개발원’을 설립하고, 학력격차·교육격차 해소에 본격 나섰다. 부산학력개발원은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향상을 지원하며, 수업 평가 및 진로·진학 지원 내실화를 통한 공교육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설립됐다. 학력 진단과 정책 연구를 통해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의 학습 부진 원인을 찾아 학력 신장 방안과 진로 진학지도까지 맞춤형 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 개인별 학력을 관리한다. 부산학력개발원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영역별 등급 컷을 예측한 결과, 적중률이 상당히 높아 교육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실제로 수학의 경우는 1등급과 2등급, 4등급 컷을 정확하게 맞췄고, 3등급 컷도 오차가 1점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처음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를 진행한다. 평가는 국어·영어·수학 3개 과목이며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으로 시행한다. 평가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성취 수준을 진단·분석하고, 학습 보정방안을 제공하는 것이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이다.
전국에서 부산학력개발원에 대한 벤치마킹 요청이 쇄도하는 등 부산발 교육정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세종교육청 진로교육원 관계자 10여명과 서울교육청 소속 직원 10명이 부산학력개발원을 찾아 조직과 운영현황, 기초학력 보장 계획 및 학력 보장 관련 학교 지원 상황을 알아보고, 적중률이 높은 진학지원시스템과 축적된 진학지도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
“이제 며칠 뒤이면 교육감 취임 1년을 맞습니다. 제1호 공약인 ‘부산학력개발원’ 설립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이며, 학력개발원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하윤수(사진) 부산교육감은 지난 2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감 취임 1주년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하 교육감은 “지난 1년간 부산시민들과 교육 가족에게 약속드린 정책을 추진하느라 열심히 움직였다”며 “모두 중요한 사업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신장을 위해 부산학력개발원을 설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력 진단과 평가, 맞춤형 학력 보정, 기초학력 보장, 진로 교육, 진학지도 등 공교육 바로세우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산학력개발원은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이끌면서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위원장 일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종교육청과 서울교육청, 강원교육청, 전남교육청 등 전국 교육기관 관계자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 학생들의 정확한 학력수준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 교육감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와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정확한 학력 수준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며 “평가를 통해 정확한 학생 자신의 수준을 알게 되면, 개별 맞춤형 보정 학습을 지원할 수 있고, 학교 간,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기 내 부산시민과 교육 가족에게 약속한 모든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 초 도입·시행한 ‘아침 체인지(體仁智)’가 부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하반기부터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지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그는 “하반기부터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지원을 확대한다”며 “학교 밖 청소년들도 공교육의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하며, 단 한 명의 학생도 교육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교육자로서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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