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도입 ‘고교학점제’ 경기교육 현장선 ‘삐걱’
道교육청 “시행착오… 대비할 것”
교육부가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교육계 안팎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당장 고교학점제를 전면적으로 시범 도입한 경기지역 고등학교들만 보더라도 교육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2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선 지난해부터 모든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일반계 고등학교 394곳과 예술고 4곳, 체육고 1곳 등 총 399곳이다.
그러나 전면적인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경기지역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선 고교학점제의 부정적인 측면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연구학교로 지정돼 올해로 고교학점제 운영 6년째를 맞은 구리 갈매고의 경우 불가피하게 생기는 공강 시간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 또 수업을 선택해서 듣다 보니 학급단위 활동이 급격히 줄어 교우관계를 맺기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도 생겼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인한 업무 과중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전에는 자신의 전공과목만 수업하면 됐지만 개설 과목이 늘어나면서 교사 1명이 4~5개 과목을 맡기도 하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교학점제가 시범 도입된 시흥고 교사 A씨는 “다교과 지도는 단순히 맡은 과목이 늘어나는 차원이 아니고, 수업 준비 과정에서 비롯되는 평가계획, 수행평가, 과목별 세부능력특기사항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수업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또 학생들이 직접 과목을 선택해 듣다 보니, 학기 내내 담임 교사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학생까지 생기고 있다. 또다른 교사 B씨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생활이나 진로, 인성 교육도 중요한데, 이를 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겪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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