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회의원 보좌관 직급 강등은 직장 내 괴롭힘"

국회사무처 "4월부터 직급변동이 있으면 사직원 필수 제출"

국가인권위원회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회의원 보좌관의 직급을 임의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인격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국회의원 보좌직원 직급 변동에 관한 절차 마련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의 보좌관인 A씨는 B의원이 자신의 직급을 임의로 낮췄고 국회의장 또한 B의원이 허위로 적어 낸 직권면직요청서로 자신을 부당 직권면직했다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직권면직은 공무원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 의사에 따라 해당 공무원을 직무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B의원은 "A씨가 이미 퇴직 의사를 밝혔고 신규 임용할 사람도 결정돼 국회의장에게 A씨의 직급을 변경하기 위한 절차로 기존 직급의 면직요청 및 변경된 직급에 대한 임명요청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직권면직은 A씨가 의원면직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다시 의원면직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꾼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진정을 각하했다. 그러나 보좌직원간 직급을 변경한 행위가 A씨의 인격권과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데다 임용권자는 근거나 기준 없이 직급을 하향 조정할 권한을 갖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보좌직원의 직급 하향 조정은 인사상 불이익 처분으로 볼 수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의 한 형태로도 볼 수 있어 인격권 및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회사무처는 해명자료를 내고 "동일 의원실 내에서 직급변동이 있는 경우에도 보좌직원 자신의 사직원을 필수 서류로 제출하도록 '국회 별정직 공무원 인사규정'을 4월28일 개정해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