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작업자 장례비 지원 약속하고 '모르쇠' 건설사 이제 와서…

이수민 기자 2023. 6. 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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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건의 '장례비용' 문제로 갈등을 빚던 건설사가 지자체의 중재를 통해 뒤늦게 유족에게 장례비를 지급키로 했다.

21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봉선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숨진 근로자 A씨(58)에 대한 장례비를 시공사인 H건설과 소속사 D업체 등이 분담해 유족 측에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전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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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보도 후 지자체 중재…장례비용 50% 부담하기로
유족 측 "몇 번이나 전화 무시하더니…이미 신뢰 잃었다"
지난 2018년 4월27일 강원 정선군 한덕철광 갱도 붕괴사고 현장에 피해자 유족들이 사고현장 재조사를 위해 착용할 안전화와 안전모, 작업복 등이 놓여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건의 '장례비용' 문제로 갈등을 빚던 건설사가 지자체의 중재를 통해 뒤늦게 유족에게 장례비를 지급키로 했다.

21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봉선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숨진 근로자 A씨(58)에 대한 장례비를 시공사인 H건설과 소속사 D업체 등이 분담해 유족 측에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전달해 왔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43분쯤 광주 남구 봉선동의 H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A씨(58)가 리프트에 깔려 숨진채 발견됐다.

A씨는 자동화 설비 점검을 진행하던 중 약 2m 위에 있던 호이스트(화물용 승강기)가 추락하면서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경찰과 노동당국은 사업주인 H건설이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여부와 A씨의 소속, 하청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 A씨는 H아파트 건설사인 H건설이 아닌, D업체 소속이다.

앞서 사업주인 H건설은 유족 측에 여러 번 '말 바꾸기'를 하며 책임을 미뤘다. 사고 직후 장례식장에 나타나 유족들에게 장례비 지원을 분명히 약속했지만, 장례식 이후 연락을 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안전 과실 여부 등을 수사하는 중인데, 경찰 수사에서 업체 측 과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책임 여부가 없기 때문에 회피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건설현장에서 호이스트 추락으로 사망한 아버지의 사례는 분명한 '산업재해'였다"며 "산업재해임이 분명한데도 왜 H건설은 책임을 미루고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위로금이나 보상금처럼 큰 돈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H건설 측이 먼저 '장례비 지원'을 약속해놓고서 어떠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잠수를 타버렸다"며 "왜 그러는 것인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시도하는데 전화를 안받으니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내용의 <뉴스1> 보도가 이어지자 행정청인 남구는 중재 역할을 자처, H건설 측과 연락해 장례비용 지급에 대해 논의했다.

H건설은 A씨 장례식장 비용 중 50%를 부담하겠다고 밝혀왔다. 나머지 비용은 소속사인 D업체가 25%, 재난보험에서 25%를 부담하는 형식이다.

남구 관계자는 "행정청은 장례비용 절차 등에 대해 개입할 수 없지만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이니 만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면서 "이미 유족 측이 장례식비를 지급한 만큼, 장례식장이 유족 측에 비용을 환불하고 각 업체가 장례비를 입금시키는 형식일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오늘 안에 유족 장례비 지원 절차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이제와서 장례비를 주겠다는 것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유족은 "지금까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가 이제서야 언론에 보도되니 장례비를 정산하겠다는 모습이 너무도 우리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미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일 오전 중 H건설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 측은 A씨가 사망한 뒤 현장에서 2시간 여 방치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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