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정당현수막 문제, 지자체 공동 대응을”

유정복 인천시장이 21일 열린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정당현수막 난립 문제에 대해 지자체들이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하고 있다./인천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전국적으로 난립하고 있는 정당 현수막 문제에 대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유 시장은 21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56차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임시총회’에 참석해 옥외광고물법상 정당현수막 관련 조항 폐지에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협의회 부회장인 유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저해하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정당 현수막 문제는 지역과 정파를 초월하는 문제”라며 “시민의 권리 보장과 행복한 삶을 위해 지방정부가 힘을 모아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당 현수막 문제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시행 이후 전국적인 민원 대상이 되고 있다. 개정 법률에 따라 각 정당은 신고나 허가 없이 자유롭게 15일간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수막이 횡단보도, 신호등이나 가게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이 쏟아지는가 하면, 상대 정파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내용이 많아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천에서는 지난 2월 전동킥보드를 타던 20대 여성이 성인 목 높이 정도에 설치된 정당 현수막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정당현수막에 대한 규제 여론이 높았다.

인천시는 이에 따라 정당 현수막을 제한하는 관련 조례를 마련해 지난 8일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 조례의 주요 내용은 정당현수막을 지정된 곳에만 게시하고, 갯수는 선거구별 4개 이하로 제한하며, 혐오·비방의 내용을 넣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인천시 조례에 대해 “상위법에 위임 조항이 없어 지방자치법에 위배된다”며 재의를 요구한 데 이어 이어 지난 15일 인천시 조례를 무효로 해달라며 대법원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