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 선택한 선원 ‘산재’ 판결…선장 책임도 인정
직장 내 괴롭힘으로 20대 선원 노동자가 바다 위 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업무상 재해란 판결이 확정됐다. 괴롭힘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선장의 책임도 인정됐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2만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에서 일하던 3등 기관사 구민회씨(사망 당시 25세)의 사망이 선원법 99조가 정한 ‘직무상 사망’이라고 판결했다. 구씨 사망과 직장 내 괴롭힘 간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구씨는 2018년 3월16일 오전 7시30분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항해 중이던 ‘켐로드 저니호’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유서에는 “어제도 오늘도 엄마 생각하면서 버티려 했지만 더 이상의 괴롭힘은 참지 못하겠다. 하루하루 너무 고통스럽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을 했는지 셀 수도 없을 것 같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구씨는 선원 생활 초기부터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인들에게 2등 기관사 최모씨 때문에 선내 생활이 괴롭다고 호소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302170400001
구씨 유족은 2019년 선주, 선박관리회사, 선장, 최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지난 2월 항소심은 1심과 달리 구씨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했고, 선장의 업무상 과실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장은 다른 선박에서 선원들 사이의 괴롭힘에 의한 자살 사례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며 “선내 괴롭힘이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을 인지할 수 있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선장의 업무상 과실도 구씨 사망을 막지 못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선주, 선박관리회사, 선장, 최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해 항소심 판결이 유지됐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명태균 “윤 대통령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에게 간다”
- 명태균 만남 의혹에 동선기록 공개한 이준석···“그때 대구 안 가”
- [단독]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한다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
- [단독] 명태균씨 지인 가족 창원산단 부지 ‘사전 매입’
- “김치도 못먹겠네”… 4인 가족 김장비용 지난해보다 10%↑
- 4000명 들어간 광산 봉쇄하고, 식량 끊었다…남아공 불법 채굴 소탕책 논란
- 순식간에 LA 고속도로가 눈앞에···499만원짜리 애플 ‘비전 프로’ 써보니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