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고1 공통과목 ‘9등급 상대평가’ 유지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5학년도부터 대학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다만 고1 공통과목에는 내신 전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도입하지 않고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한다. 공통과목까지 절대평가로 바꾸면 내신 신뢰성·공정성과 대학 입시 변별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우려가 있었다. 대학 입시에서 고1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중 고교학점제 보완 방안을 보면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시기는 2025학년도로 확정됐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찾아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일정 기준을 통과해 192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시스템이다. 1학년 때는 공통국어·공통수학·공통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한국사·과학탐구실험 등 공통과목 48학점을 듣고 2학년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일반·진로·융합선택과목 등을 골라 수강한다. 다니는 학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으면 온라인학교나 공동교육과정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학업성취율 40%와 출석률 3분의 2를 채워야 이수할 수 있고,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보충지도를 받는다.
고교학점제 체제에서는 9등급 상대평가 대신 A부터 E까지 5등급으로 이뤄진 ‘성취평가’를 실시하게 돼 있다.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려면 학생들이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이 아니라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고교학점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고1 공통과목에 한해 내신 변별을 위해 석차 9등급을 병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번에 보완 방안을 마련하면서 공통과목에도 상대평가 없는 전면 성취평가를 도입하거나 석차등급을 병기하더라도 5등급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9등급 병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신 평가의 신뢰성·공정성 확보와 대입 변별에 대한 현장 우려가 많았다”며 “공통과목 석차 9등급 병기를 유지하되 향후 성취평가제 적용 상황을 보면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고1 공통과목에 대해서만 상대평가를 유지할 경우 공통과목의 입시 영향력이 과도해지고 수험생의 학습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에서 “고1 과목만 상대평가를 한다면 학생과 학부모는 대입을 준비하며 내신 부담과 수능 부담을 동시에 갖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3구’ 학부모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앞으로 내신에 유리한 학교에서 고1 과정을 마치고 대치동 등 학군지로 전학하는 학생이 생기지 않겠냐” “중학교 때 학교 공부 대신 고1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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