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메디칼, 유동성 위기인데...사옥신축?

이지영 기자 2023. 6. 21. 16: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회사 M&A 자금 창구 역할 1300억 규모 CB발행 유동성 악화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 의지 안보여" 개미 투자자 불만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유동성 위기·주요 경영진 구속·자회사 검찰수사'. 3중 악재에 처한 세종메디칼이 남아 있는 현금으로 사옥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종메디칼은 지난해 카나리오바이오엠에 인수된 이후 모회사의 M&A 자금줄로 활용되면서 1300억원어치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유동성이 악화된 상태다.

회사는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에 있다. 최근 세종메디칼 총괄사장과 모회사 주요 경영진들이 '무자본 M&A 주가조작'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제넨셀은 코로나 치료제 신약 개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현금성 자산을 사옥 신축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주주들과 투자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공시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은 136억원 규모를 들여 사옥 신축에 나선다. 투자 금액에 토지 취득금액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보면, 기존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파주 부지내에 사옥을 신축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 게시판엔 "모회사 M&A에 자금창구로 이용되면서 유동성이 크게 악화 됐는데, 재무구조 개선에 쓸 돈을 왜 갑자기 사옥 짓는데 투자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사업을 계속 이어갈 의지가 있는 지조차 모르겠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세종메디칼은 카나리오바이오엠에 인수되면서부터 모회사의 M&A 자금창구 역할을 하며 유동성이 급속하게 악화됐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 51.27%를 보유한 모회사로,지난해 7월 세종메디칼 지분을 100% 인수하고 같은해 12월 헬릭스미스 경영권과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 세종메디칼은 전환사채(CB)를 5회 발행하면서 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카나리아바이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차입하는데 썼다. 카나리아바이오엠→세종메디칼→카나리오바이오로 상호출자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서 세종메디칼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후에도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해 헬릭스미스를 인수할 당시 인수금액(350억) 중 300억원을 세종메디칼의 전환사채(CB)로 납입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회사는 총 130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회사의 유동자산은 418억원인데 반해 유동부채는 1111억원으로 유동비율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실적은 매년 15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나, 매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 52억원에서 지난해 913억까지 급격하게 늘어났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4.13%에서 418.21%까지 치솟았다.

1분기말 기준 세종메디칼의 현금성자산은 132억원에 이른다. 이번 사옥 투자에 남아있는 현금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메디칼은 최근 악화된 실적과 유동성 등 재무구조뿐 아니라 내부 경영진이 구속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카나리오바이오엠 대표이사와 카나리아바이오, 세종메디칼 총괄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이모 사장을 비롯해 시장에서 M&A전문가로 유명한 이모씨(카나리아바이오엠 고문),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실질 소유주로 알려진 신모 대표 등 주요 인물 4명이 모두 최근 검찰에 구속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의 실질 소유자는 국도상사의 지분 100%를 소유한 신모 대표로 지목되고 있다. 국도상사는 카나리오바이오, 세종메디칼 등 계열사와 자회사를 지배하는 카나리오바이오엠의 지분 5.8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특수관계자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이 11.46%까지 늘어난다.

신모 대표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경영진으로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홈캐스트 시절 함께 했던 카나리아바이오엠대표, 카나리아바이오엠 감사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쌍용자동차 인수를 내세운 허위 공시로 주가를 조작한 '에디슨모터스 사건'에 가담한 혐의와 무자본으로 여러 코스닥 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 한 뒤 허위 과장 공시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종메디칼의 자회사 A사도 검찰 수사 중에 있다. A사는 지난 2021년 코로나 치료제 신약 개발을 추진 과정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기 위해 민주당 의원과 전 식약처장에세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