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범에게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내려져야 하는데 징역 20년이라니”…대전 은행강도범, 형량 높아지나
검찰 “원심 파기하고, 사형·무기징역을”
다음달 21일 선고 공판 예정
22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받은 피고인들의 형량이 2심에서 가중될 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들에게 1심보다 높은 형량을 구형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는 2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A씨(53)와 B씨(52)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원심을 파기하고, 이들에게 각각 원심 구형량과 같은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오직 돈만을 노렸고, 철저한 계획 하에 이뤄진 범행 또한 불량하다”라며 “범행이 매우 잔혹하기도 하다”라고 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저에게 내려진 형량에 대해 불만이 없다”라면서도 “어떠한 형을 받아도 달게 받겠지만, B씨와 함께 범행을 했으니 같은 벌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총을 쏜 것이 자신이 아닌 B씨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B씨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그리고 잘못된 욕망으로 고인이 되신 분과 유가족에게 사과한다”라며 “죽는날까지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강도살인죄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이 선고돼야 하는데 원심이 선고한 B씨의 징역 20년은 법적으로 나올 수 없는 형량”이라고 밝혔다. 강도살인죄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으로만 규정돼 있다.
앞서 지난달 9일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재판부에서 직권으로 판단할 사안이나 B씨의 양형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강도살인 단일죄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 뿐이라는 것”이라며 “원심이 A씨에 대해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는데, B씨에 대해서는 법정형에 없는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직권으로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21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A씨와 B씨는 2001년 12월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은행 출납과장인 C씨를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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