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려다 차량 677대 불태운 30대, 2심서 '집유' 선처

법원 "성실하고 힘들게 산 청년이 순간 저지른 실수"
금고 1년6월·집유 2년 선고…업체 대표도 금고형 집유

지난 2021년 8월11일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가스폭발로 전소된 출장세차 차량. 차량내 설치된 LP가스가 폭발하면서 주차된 차량 677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지난 2021년 8월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려다 폭발 화재를 일으킨 세차업체 직원이 항소심에서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구창모)는 21일 업무상과실폭발성물건파열 혐의로 기소된 A씨(32)에게 원심 금고 1년6개월을 파기하고 금고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세차업체 대표 B씨(36)에게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금고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11일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려 LP가스통이 설치된 스팀세차 차량 내에서 라이터를 켰다가 가스 폭발을 일으켜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화재로 지하주차장 1만9211㎡이 그을음으로 뒤덮였고 주차돼 있던 차량 677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려 수십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하면 유죄가 인정된다”며 A씨에게 금고 1년6개월, B씨에게 금고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과 검찰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 항소심 법원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항소 취지만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스통을 등에 지고 담배를 피운 것과 마찬가지로, 자칫 인명사고로까지 번질 수 있었던 사건”이라며 “보다 엄중히 다뤄진 측면이 있을 수 있겠으나 피고인의 잘못이 분명하다”고 꾸짖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의 성행과 자라온 환경 등을 고려하면 성실하고 어렵게 살아온 청년이 한순간의 실수를 범한 것으로 보여 당장 구금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된다”며 “법은 피고인이 어떤 사람인지도 고려해 형량을 정하도록 돼 있다. 이 같은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형량이 과하다는 항소는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