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다”…국회서 ‘의대 증원 불가론’ 쏟아내
“증원 대신 필수의료 수가 확대를”
의대 정원을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협상하는 가운데 의사들이 국회 토론회에서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와 함께 ‘의사수요와 공급: 의료시스템의 효율성·인구규모·건강 상태를 고려한 종합적 접근’을 주제로 한 2차 의료현안 연속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활동의사 증가율’을 근거로 의사 수 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우 원장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한국이 2.5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3.6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2010~2020년 한국의 활동의사 연평균 증가율은 2.84%로 OECD 평균 2.19%를 앞지른다.
우 원장은 인구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현행 인력 양성 구조를 유지해도 2047년에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5.87명)가 OECD 평균(5.82명)을 넘어서고,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이 수치는 더 빠르게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발제를 맡은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총 의료수요가 늘어나 의사가 부족해질 것이란 주장에 대해 “의대 정원 증가로 배출된 인력이 실제로 의료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일하려면 필요한 학업시기와 수련시기를 합쳐 약 12년 이후에나 효과가 발휘되는데, 25년 후인 2050년 이후부터는 65세 이상 인구마저도 감소하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고 반박했다.
발제자들은 의대 정원 증원 대신 필수의료의 수가와 가산을 확대하고, 당직의사와 요양병원 의사 수 기준을 완화해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사 출신인 신 의원과 더불어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황만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장성인 연세대 의대 교수 등 의사들이 주로 참석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시민단체나 노조 등은 참석자 명단에 없었다.
의사들은 활동의사 증가율 등을 들어 의사 인력 확대를 반대하는데 정작 의대 졸업생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OECD 회원국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생 수’ 자료를 보면, 한국이 의대 정원을 동결한 2006년부터 2020년(또는 2019년)까지 OECD 36개 회원국(룩셈부르크 제외)의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생은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한의대 포함)에서는 2008년 9.0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09년 8.99명에서 2020년 7.22명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2006년과 2020년 수치를 비교했을 때 의대 졸업생이 감소한 국가는 한국과 오스트리아,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정부는 오는 27일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의 최대 쟁점인 ‘얼마나 늘릴 것인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29일엔 제12차 의료현안협의체가 열린다. 복지부와 의협 양측은 필요인력을 추계할 근거로 각각 다른 의료수요 전망치를 제시할 것으로 보여 ‘의사부족’ 주장과 ‘의사과잉’ 주장 사이의 격돌이 예상된다.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306141703011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306181607001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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