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임용범 교수팀, 동전 자석으로 구조 제어 가능한 유기 바이오 소재 개발
연세대학교는 임용범 교수(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최근 자기장으로 나노 구조를 제어할 수 있는 자가조립 유기소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자기장으로 구조를 제어할 수 있는 자가조립(self-assembly) 소재는 데이터 저장 장치, 지능형 DNA/mRNA 유전자 치료제 및 백신, 의학용 분자 이미징 시스템, 나노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기존의 자기감응성 자가조립 소재에는 대부분 상자성, 강자성을 띤 금속 기반 물질이 사용돼 왔다. 자성 금속 입자 없이 순수 유기 화합물로서 자기감응성을 갖는 물질로는 DNA와 일부 단백질이 알려져 있지만 민감도가 매우 작기 때문에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고가의 거대한 특수 자기장 발생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연세대 연구팀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동전 형태의 자석만으로도 자가조립 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는, 펩타이드 기반의 순수 유기 화합물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자가조립 소재로서 펩타이드는 합성이 용이하고 다양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생체 친화적이다. 특히 펩타이드의 2차 구조 중 알파나선은 생체 내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빳빳한 구조적 성질을 갖고 자기장에 의해 배열될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알파나선은 단백질 구조체 내에서만 안정화되며, 단독으로 떼어 내면 나선 구조가 풀려 버린다. 단독으로도 안정한 기존의 알파나선들은 전하를 띠기 때문에 자가조립 분자의 소수성 부분에 부적합하다.
연구팀은 자기감응성 자가조립 유기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먼저 수용액에서 단분자 상태일 때에도 완벽한 알파나선 구조를 유지하는 무극성 분자인 'MNP-나선(monomeric nonpolar perfect alpha-helix)'을 개발하고, 이 MNP-나선을 막대-코일형 자가조립 빌딩 블록의 막대 영역에 적용했다.
막대-코일형 빌딩 블록은 빳빳한 소수성 막대 영역과 유연한 친수성 코일 영역으로 구성된다. 자가조립 양상은 막대/코일 비율과 같은 구조적 성질과, 소수성/친수성과 같은 화학적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가조립이 제어되려면 분자가 소수성 상호 작용에 의해 자가조립하려는 힘과 MNP-나선 막대가 자기장에 감응하려는 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알파나선 막대가 길어질수록 자기감응성이 향상됐으나 너무 길어지는 경우 소수성 상호 작용이 강해져 자가조립의 자기감응성이 약화됐다.
연구팀은 개발한 자기감응성 자가조립 유기소재 펩타이드와 DNA로 복합체를 이뤄 인공염색체를 개발했다. 인공염색체는 단계적으로 조립됐다. 먼저 펩타이드와 DNA 간 정전기적 인력과 펩타이드 간 소수성 상호 작용이 협력적으로 작용해 단단한 나노리본 구조를 형성했다. 여러 겹의 나노리본이 성장해 한 단계 큰 구조의 인공염색체를 형성했다. 인공염색체는 내부의 DNA를 분해 효소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했다.
인공염색체 주위로 자석을 회전시킴으로써 DNA와 펩타이드를 분리하고 DNA 가닥을 복원했다. DNA는 자기장에 수직으로 배열되려는 성질을 갖고 펩타이드는 자기장과 평행하게 배열되려는 성질을 갖기 때문에 DNA-펩타이드 복합체가 해체되며 DNA 가닥이 방출됐다.
임용범 연세대 교수는 "본 연구는 새로운 알파나선 펩타이드(MNP-나선) 기반의 자가조립 유기소재를 이용해, 자기장으로 유기소재의 자가조립 구조를 제어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자기감응성 자가조립 유기소재의 개발과 자가조립 유기소재의 자기적 제어 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DNA를 코팅, 압축, 보호하는 인공염색체의 개발과 자기장으로 DNA 복원에 성공한 본 연구 내용은 DNA 메모리 개발과 DNA/mRNA 유전자 전달 시스템 등 다양한 응용 연구 분야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 정유진 연구원과 김효석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임용범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에 5월 29일 게재됐다.
심승수기자 sss2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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