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과외앱 54명 접촉…"안죽이면 분이 안풀려" 살인 암시 메모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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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유정은 범행에 쓰인 과외 앱으로 피해자 외에도 수십명과 접촉했고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도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유정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등의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가 발견됐고, 온라인으로 '살인 방법' '사체 유기' 등도 검색한 정황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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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린 분노 표출 대상으로 '혼자 사는 여성' 물색…"사이코패스적 성격"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난달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유정은 범행에 쓰인 과외 앱으로 피해자 외에도 수십명과 접촉했고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도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및 절도 혐의로 정유정을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유정은 범행 발생 26일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정유정은 애초 진범이 따로 있다거나 피해자 A씨와 다툼으로 인해 '우발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검·경의 수사 끝에 '계획 살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유정이 '묻지마 살인'의 방식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고 혼자 사는 여성을 물색하는 등 '철저히 준비된 계획성 범행'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유정의 불우한 성장 과정과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악재가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억눌린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한 데 더해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졌다고 판단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유정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등의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가 발견됐고, 온라인으로 '살인 방법' '사체 유기' 등도 검색한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결심한 지난달 20일부터 체포된 27일까지 정유정의 동선과 피해자 물색 방법, 범행 실행 과정 등을 복원했다.
아울러 정유정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을 실시하고, 계좌와 카드 거래 및 사용 내역을 조사했다.
또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의 '통합심리분석'을 실시해 정유정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법의학자·범죄심리학자·정신의학과 전문의의 자문을 통해 준비된 살인인 점을 확인했다.
피해자 부검 및 DNA 감정 결과에선 정유정이 여러 차례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5시50분께 부산 금정구 소재 A씨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과 A씨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정유정은 자신의 중학생 자녀의 영어 과외를 해줄 교사를 찾는다며 학부모 행세를 했다. 실제 범행 당일에는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본인이 중학생인 척하며 A씨의 집을 찾아갔다.
살해 후 그는 자신의 옷에 피가 묻자 피해자의 옷을 훔쳐 입은 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한 공원에 사체를 유기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조사 결과, 정유정은 A씨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고 실종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했다.
A씨 외에도 정유정이 과외 앱으로 접촉한 과외 강사는 총 5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거주하는 여성인 점과 피해자의 집에서 수업이 가능한 대상을 물색하던 중 A씨를 고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살해하기 용이한 조건을 기준으로 피해자를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신분 탈취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고 단독 범행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체 유기 과정에서 다수의 CCTV에 노출되고, 면허 및 자동차가 없어 택시로 이동하다가 택시기사의 의심을 사는 등 치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인 만큼 죄에 상응하는 엄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정유정은 부산구치소 여성수용소에 있는 독거실에서 수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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