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말고 후쿠시마 오염수 ALPS 고장건수는 몇 건?"
![시민모임 독립 회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투기 반대 긴급행동 일본대사관 시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6/21/inews24/20230621134320490uyxa.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하는 핵심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고장건수는 그동안 몇 건입니까?”
이 간단한 질문에 우리나라 그 어떤 부처도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원자력안전기술원(KINS)도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핵심시절인 ALPS 고장 건수를 ‘사례별로 계산했다“고 해명하면서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6일 정부는 브리핑을 통해 ‘ALPS 고장사례는 8건’이라고 발표한 게 공식 자료이다.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후쿠시마 오염수 일일브리핑에서 ‘ALPS 고장건수’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실제와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16일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우리 정부는 (전문가 현잘 시찰단이) 파악한 자료로부터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설비 부식, 전처리설비 필터 문제, 배기필터 문제 등 총 8건의 ALPS 설비에 고장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브리핑한 바 있다.
이에 대해 21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쿄전력으로부터 확보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도쿄전력이 제출한 8건의 고장 외에도 최소 4건의 추가 고장이 더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임승철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사무처장은 일일 브리핑에서 “(이정문 의원실의 자료에 대해 반박하면서) 지난 16일 브리핑 속기록까지 가져왔다”고 운을 뗀 뒤 “16일 (박구연) 차장님께서 말씀하신 속기록 보면 ‘지금 현재 저희가 KINS를 중심으로 한 시찰단이 설비 부식이라든가 전처리 설비 필터 문제라든가, 또 배기필터 문제 등 8건 사례들을 세부 자료를 받아서 현재 지금 분석을 하고 있고요’라고 했다”며 “지금 계속 (우리는 ALPS) 고장을 두고 ‘사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언론 등에서 ‘건수로 바꿔라’ 하면 우리는 다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처장의 말은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지난 16일 공식 발표 자료를 보면 ‘총 8건의 ALPS 설비에 고장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는 박구연 차장의 브리핑이 명시돼 있다. ‘8건의 사례’가 아닌 ‘8건’이라고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속기록 운운하면서 ‘사례’라고 굳이 언급한 것은 말꼬리 잡기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올여름부터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후 원전에서 1㎞ 떨어진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6/21/inews24/20230621134321475fiuv.jpg)
이와 관련해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은 아이뉴스24와 전화통화에서 “기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보다 보니 ‘8건의 사례’로 언급된 것 같다”며 “구체적 사고 건수는 KINS를 중심으로 현재 분석 중인데 앞으로 브리핑에서 건수가 중요하다고 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발표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ALPS 고장 건수에 대한 KINS 관계자의 이어진 설명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김성일 KINS 책임연구원은 21일 일일브리핑에 참석해 추가 설명을 통해 “(일본 도쿄전력이) ALPS B 계열에 생긴 고장을 가지고 계속 추적을 하게 되고 A, C 계열을 추적해서 B 계열의 고장 원인을 완벽하게 파악한 다음에 그것을 교체한 다음에 A 계열, C 계열도 향후에 같이 교체한 사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고장 원인이 같고 그 다음에 교체한 재발 방지도 같게 해서 도쿄전력은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설명을 이어가면서 김 연구원은 ‘도쿄전력’을 관련 데이터 출처임을 분명히 했다. 여전히 도쿄전력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드러냈다.
도쿄전력을 대상으로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미흡하다면 직접 현장을 찾아 모니터링하는 검증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임 처장은 “(만약 고장 건수별로 집계한다면) 당장만 해도 8건에다 4건 하면 12건이 되고 또 보고서 안 올린 건 없나하고 도쿄전력에 물어봐야 된다”며 “워낙 사소한 것들은 안 올릴 수도 있고…핵심적 고장 사례, 이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고 답했다.
‘워낙 사소한 것’ ‘도쿄전력이 안올릴 수도 있는 것’ 조차도 우리정부가 파악해 이를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자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이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을 둘러싼 국민적 불안감은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ALPS 고장건수를 집계하는 방식을 두고서도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LPS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하는 데 있어 핵심시설이다. 이 시설을 두고 ‘사례별 고장건수’로만 집계했다고 항변하는 정부를 국민들은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