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에 세계 최대 창업허브 건립…미래 유니콘 키운다(종합)

권혁진 기자 2023. 6. 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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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창업정책 2030 발표…1조6717억 투입
글로벌 유니콘기업 50개 육성, 1천억 전용 펀드 조성
"'세계인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각인되도록 노력"
[서울=뉴시스]서울 유니콘 창업허브 조성.(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서울시가 2030년까지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50개 기업을 키워내고, 1000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서울유니콘창업허브를 건설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오전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 창업정책 2030'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2030 청년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기술창업 지원 본격화로 2011년 17개에 불과했던 서울시 창업지원시설이 2023년 30개로 증가했다. 지난 11년간 서울시의 지원을 받은 1만4000개의 스타트업은 2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및 매출액 5조7000억원 달성 등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특히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매출액, 성장성 등을 모두 고려한 서울의 창업생태계 가치는 2021년 53조원에서 2023년 274조원으로 2년 만에 5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이 투자 혹한기를 맞이하면서 많은 혁신 스타트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서울 유니콘 기업의 증가 속도가 미국, 독일과 같은 창업 강국에 비해 더디다는 한계도 마주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10년이 우리나라 혁신산업의 글로벌 우위를 결정짓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현재 소폭 정체상태에 있는 서울창업 성장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와 전폭적인 기업 성장 지원에 나선다.

시가 이번에 내놓은 창업정책 2030은 2026년까지 8646억원, 2030년까지 총 1조6717억원의 재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을 '세계 5위의 창업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것으로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함으로써 민간이 자율적으로 성장해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종합계획은 4대 핵심과제인 ▲글로벌 창업도시 브랜드 구축 ▲성장단계별 스타트업 스케일업 ▲4대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 ▲첨단 제조기반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중점으로 추진된다.

우선 시는 '서울'이 세계 최고 창업 도시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고, '서울=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유니콘이 탄생하는 도시'를 공식화하기 위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성수 삼표레미콘 옆 서울숲 주차장부지에 1000개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10만㎡)를 조성한다. 파리의 스타시옹 에프(3만㎡), 싱가포르의 JTC 론치패드(6만㎡)와 같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부터 예비 유니콘까지 입주하고, 이들을 위한 1000억원 전용 펀드를 조성해 서울시가 미래 유니콘에 직접 투자한다.

오 시장은 "얼마 전 삼표레미콘 부지에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니콘 창업허브를 더해) 서울숲과 성수 일대에 미래 트렌드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들어오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세계적인 하이테크 기업들과 우리 스타트업이 들어와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레미콘 부지와 유니콘 창업 허브, 기존에 형성된 성수동 분위기가 더해지면 거의 실리콘밸리의 느낌이 나지 않을까"고 기대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인 트라이에브리싱은 핀란드의 슬러시와 같은 글로벌 최대 투자 축제이자 세계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 2000개, 10만 명이 함께하는 대형 무대로 발전시킨다. 유망 스타트업을 포함한 700개 기업을 선발해 신기술과 서비스 실증, 세계 3대 기술박람회(CES, MWC, IFA) 전시, 투자와 마케팅까지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지원한다.

대대적인 투자 유치가 야기할 수 있는 일대 교통 문제에 대해 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태균 경제정책실장은 "유니콘 창업 허브가 들어서는 곳 바로 옆에 지하철 서울숲 역이 있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서울시 글로벌 창업거점 확대 계획.(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 기업의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한 창업거점은 대폭 확대한다. 시는 현재 베트남(호치민)과 인도(벵갈루루)에서 운영 중인 해외 창업거점을 미주·유럽·중동 등 20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올해는 스페인(10월), 싱가포르(11월)에 2개소를 구축한다.

전국 투자자의 84%가 집중된 서울 테헤란밸리에는 민간·공공 투자 네트워크 테헤란포럼(가칭)을 출범해 2024년부터 투자자, 기술보유 스타트업 등을 주축으로 투자 활성화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일할 사람 찾기 어렵다'는 스타트업 현장의 어려움도 함께 해결한다. 현재 구상대로 2025년까지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에 '청년취업사관학교' 조성이 완료되면 연간 5000명의 SW 개발자, 디지털 인재를 배출하는 인적자원 양성 인프라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스타트업에서 필요로 하는 개발 인재를 연간 1500명씩 현장과 매칭해 2030년까지 1만 명이 스타트업에 취업하도록 지원한다.

캠퍼스타운(대학)은 초기창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키울 계획이다. 올해부터 연간 800팀의 예비, 초기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이 중 연 30개 창업팀을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광진구)'를 통해 투자유치와 해외 시장 진출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패션·리빙 등 생활밀착형 비즈니스를 보유한 예비, 초기창업자를 위해 동교동, 흑석동, 아현동 등 역세권과 청년인구가 밀집한 곳에 기부채납 시설을 활용한 단기형 창업공간도 최대 700개 공급한다.

시는 또한 '굴뚝 없는 미래산업'인 핀테크, 바이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지속 육성하고, 이에 더해 차세대 혁신 성장 분야로 로봇을 선정, 4대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 체계를 강화한다.

로봇산업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 친화도시, 서울'을 조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로봇 성장펀드 2000억원을 조성,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수서 일대에는 로봇 기업이 집적하는 로봇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앵커시설로 서울 로봇테크센터를 구축해 로봇 스타트업 사업화 전진기지로 삼고,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로봇 분야 산·학·연 핵심기관의 서울 분원을 유치하고, 로봇 테마공원과 로봇과학관도 조성하는 등 수서를 로봇 특화지역으로 육성한다.

디지털 금융산업 핵심인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도 가속화 한다. 여의도 금융지구 내 공공기여를 활용해 핀테크 창업과 성장을 가속하는 기업지원 인프라를 확대 조성한다. 기존 100개 핀테크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서울핀테크랩(여의도)과 제2핀테크랩(마포)을 통합해 2030년부터 170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 세계적인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연구소-대학-병원이 집적된 홍릉 일대는 세계적인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로 한 단계 도약한다. 2025년 2월 홍릉 R&D지원센터를 조성하고, 2027년 홍릉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를 개관해 126종의 전문 연구장비를 관련 기업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AI 2.0 시대를 열 20만㎡ 규모의 AI 서울 테크시티는 2028년 완성한다. 현 양재동 양곡도매시장 부지에 미래 산업의 핵심기반인 AI 인재와 기업이 모이고, 이들을 위한 문화, 주거공간까지 갖춘 서울 속 AI 산업도시가 조성된다.

서울은 반도체, 항공, 전기차 등 제조업과 신산업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제조업인 '첨단 제조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시는 고척동 서울남부교도소 이적지에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위한 서울제조창업허브(1만7652㎡)를 2027년까지 조성한다. 전문 엔지니어가 상주해 아이디어 발굴 및 설계, 디자인, 시제품 제작과 초도양산까지 제조 창업의 전 주기를 지원한다.

또한 시는 2024년부터 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반도체, 이차전지, 스마트 제조 등 첨단 제조기업만을 위해 기업당 최대 200억원을 투자, 실질적 기술개발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창업정책은 산업정책인 동시에 일자리 정책이다. 서울의 내일을 준비하는 미래 먹기리 육성 전략이기도 하다"면서 "서울이 '세계인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각인될 수 있도록 창업정책 2030을 차질없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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