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사업 투자하면 대박”…1600억원대 ‘폰지사기’ 벌인 일당

김수언 기자 2023. 6. 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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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려견 관련 암호화폐 사업 등을 빙자해 2만여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1600억원 규모 ‘폰지사기’를 벌인 일당이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반려견 플랫폼 회사 대표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유사수신 및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회사 관계자 등 6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20201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반려견 비문 리더기(코주름을 일종의 지문처럼 활용하는 장치) 개발 사업과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사업,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00코인’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2만2000여명으로부터 1664억원 규모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렇게 유치한 투자금 일부를 회사 운영비와 고급 외제 승용차 구매 대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 등은 범행 기간 동안 전국 62개 다단계 판매 지점을 만들어 영업하면서 1단계~199단계 판매원으로 등급을 나눠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투자시 100일간 투자금액 대비 원금을 포함해 120~150%의 수익을 00코인으로 지급해 주기로 약속했는데, 수당으로 지급된 이 코인이 향후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수십배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현혹했다.

A씨 등은 사건 초기 ○○코인을 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체계를 만들어 놓고, 하루 최대 30만원씩 코인을 현금으로 바꿔주면서 투자자들을 속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경찰은 이들이 후순위 투자자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수당을 지급하고 또 신규 회원을 끌어들여 투자금을 받는 ‘돌려막기’ 형태의 전형적인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친 것으로 봤다.

조사 결과, 비문 리더기는 정작 식별 기능을 갖추지 못해 상품 가치가 없었다. 또 테마파크는 부지 확보를 못한 상태였으며, 이미 확보한 부지의 경우는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국가 소유 임대 토지였다. 특히 00코인은 브로커들에게 1~2억원을 지급해 상장을 추진했을 뿐, 블록체인 기술력이 없는 등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피해자 이모씨가 경찰에 보낸 사연 편지. /경기남부경찰청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상화폐 관련 지식이 부족한 60대 이상 고령층 등이었다. 경찰은 A씨 등의 범죄수익금을 총 83억원으로 특정,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반려견·가상자산 관심 증가와 투자 열풍을 악용한 사례”라며 “단기간에 원금・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한 가상자산 투자는 범죄 피해로 연결될 수 있으니 해당 업체를 면밀히 확인하는 한편, 수상한 점 발견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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