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산물 수입 금지 한국 WTO 제소 않기로’ 보도에 정부 “우리 입장에 영향 안 미쳐”

“‘日 원전 사고 후 동해 세슘 농도 증가‘ 사실 아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제소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정부는 “일본 측의 방침 변화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에 대한 우리 입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21일 밝혔다.

한국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5년 5월 한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고, WTO는 2018년 2월 1심에서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2019년 4월 2심에서는 한국 정부가 승리했다. 서울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한국을 WTO에 다시 제소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일일 브리핑에서 “외교부에서 해당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여러 경로로 확인하고 있다”며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본의 WTO 제소에 대응해야 할 우리 정부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박 차장은 “그러나 일본 측의 방침 변화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여부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대의 국익이고, 우리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타국의 선의에 의존해 대응 방향을 결정할 생각이 없다”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는 우리 정부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했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해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의 농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해양수산부 등을 대상으로 한 현안질의에서 나온 주장이었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21일 브리핑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해양 방사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사고 이전인 2005~2010년 동해의 세슘-137 농도는 0.001~0.004Bq/㎏(킬로그램당 베크렐)로 관측됐고, 원전 사고 이후인 2011~2015년에는 0.001~0.002Bq/㎏, 2016~2020년에는 0.001~0.002Bq/㎏로 관측됐다”며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농도가 사고 전과 비교해 특별히 증가했다는 경향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송 차관은 “이런 세슘-137의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먹는 물 기준인 10Bq/㎏ 대비 3600분의 1 미만으로 극히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 바다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