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플랫폼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150% 수익”… 1600억원 규모 사기 일당 검거

다단계 판매 조직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반려견 플랫폼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속여 1600억원 규모의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A반려견 플랫폼 회사 대표 B씨 등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유사수신 및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이 회사 지점 관계자 등 6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B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반려견 신원 확인이 가능한 비문 리더기(반려견의 코주름인 비문을 사람의 지문처럼 활용하는 장비)와 자신들이 자체 개발한 코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B씨 등은 2만2000여명으로부터 1664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가상화폐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이들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 등은 반려견 비문을 사진으로 찍는 장비에만 특허를 받았다. 해당 장비는 비문 식별 기능을 갖추지 못해 사실상 상품가치가 없었지만, B씨 등은 투자자들을 속이면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같은 범행 외에도 반려견 테마파크 조성, 반려견 비문 리더기 관련 가상화폐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홍보했다. 그러면서 투자하면 100일간 원금의 120~150%의 수익을 코인으로 돌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요 사업 내용은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해서는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확보한 부지도 영구건축물 시공이 불가능한 국가 소유 임대 토지였다. 코인과 관련해서는 관련 기술력 없이 브로커에게 2억원 가량을 지급하며 해외 거래소에 상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등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다시 신규 회원을 끌어들여 투자금을 받는 ‘돌려막기’ 형태의 폰지사기를 치며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1년여간 수사한 끝에 A씨 등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또 A씨 등의 범죄수익금을 총 83억원으로 특정해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처했다.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일반 시민들의 반려견에 대한 관심도 증가와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악용한 회사 대표와 전국에 퍼져 있는 지점 관련자들까지 일망타진한 사례”라며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해 지속적인 단속과 불법 다단계 조직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