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리더기 등 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라”…1600억원대 다단계 금융사기 일당 검거

곽선미 기자 2023. 6. 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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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2만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1600억 원 상당을 투자금을 모집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A 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반려견의 신원 확인이 가능한 '비문 리더기' 및 이와 관련해 자신들이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코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2만2000여 명으로부터 1664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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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리더기, 자체 개발 코인 투자시 고수익 보장”
투자자 2만2000명 속여 1664억원 상당 투자금 유치 혐의
후순위 투자자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당 지급
피해자 대부분 가상화폐 등 전문지식 없는 노인·부녀자
경찰이미지. 연합뉴스

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2만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1600억 원 상당을 투자금을 모집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의 혐의로 모 반려견 플랫폼 회사 대표 A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유사수신 및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이 회사 지점 관계자 등 6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반려견의 신원 확인이 가능한 ‘비문 리더기’ 및 이와 관련해 자신들이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코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2만2000여 명으로부터 1664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말한 비문 리더기란 사람의 지문과 같이 반려견의 코주름(비문)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이다. 그러나 A 씨 등은 반려견의 비문을 사진으로 찍는 장비에 대해서만 특허를 받았을 뿐, 비문 식별 기능은 갖추지 못해 상품 가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을 속이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이 외에 반려견 테마파크 조성, PB(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비문 리더기 관련 가상화폐 개발 및 대형거래소 상장 등 주요 사업을 홍보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하면 100일간 투자금 대비 원금 포함 120~150% 수익을 ‘○○코인’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A 씨 등은 사건 초기 ‘○○코인’을 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 놓고, 하루 최대 30만 원씩 코인을 현금으로 바꿔주면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경찰은 이들이 후 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선 순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다시 신규 회원을 끌어들여 투자금을 받는 ‘돌려막기’ 형태의 전형적인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친 것으로 판단했다.

A 씨 등은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향후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하면 수십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1년여간 수사한 끝에 A 씨 등의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아울러 A 씨 등의 범죄수익금을 총 83억 원으로 특정,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이 홍보한 비문 리더기는 비문 식별 기능이 없어 상품 가치가 없고, 반려견 테마파크는 부지 확보를 못했거나 부지를 확보했다고 해도 건축물을 시공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코인’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A 씨 등이 브로커에게 수억 원의 돈을 줘가며 상장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주요 사업은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가상화폐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노인과 부녀자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반려견 및 가상화폐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악용한 사건"이라며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투자 권유의 경우 범죄 피해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해당 업체를 면밀히 확인하고 수상한 점 발견 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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