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쓸고 쓰레기 줍고… ‘미세먼지 쌤’ 만나 환경지킴이 됐죠[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2017년 환경오염 교육 시작
체험부스 운영·온라인 수업
아이들에 ‘미세먼지 쌤’ 불려
말로만 하는 환경활동 아닌
직접 실천하도록 항상 격려
요즘엔 학생들이 먼저 나서
“처음에 미세먼지 교육을 할 때는 아이들이 저를 ‘미세먼지 선생님’이라고 불렀어요.”
경남 거제 창호초등학교 장유나(38) 교사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지어준 ‘미세먼지 선생님’이란 별명에 크게 웃으며 “아이들이 ‘선생님’이란 말을 빼고 ‘미세먼지’라고 부를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그의 별명을 부르면서 ‘미세먼지’를 알게 된 것이 기쁜 듯했다.
장 교사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2017년 거제 공단에 위치한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미세먼지를 접하면서부터다. 당시 학교가 미세먼지 선도학교에 지정됐고, 장 교사가 운영을 담당하며 미세먼지·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고 교육활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장 교사는 “제가 교육을 시작한 초기에는 환경에 대한 학부모, 학생들의 관심과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었다”며 “환경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일반적 이해 교육과 더불어 체험활동 같은 것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장 교사와 함께 환경 정화 홍보 활동을 펼치며 학생들도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그는 올해 초까지 근무했던 거제 사등초등학교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병 이전에는 환경교육한마당과 같은 체험 부스 운영 같은 외부 행사가 많았다”며 “학생들이 직접 부스를 운영하면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나 지역민들에게 우리가 배운 내용을 나누었던 활동을 인상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 교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학습 구조를 구성해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란 환경도서를 활용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블렌디드 수업을 실시했다”며 “온라인을 통해 작가와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환경교육이라 인상 깊게 느꼈다”고 덧붙였다.
장 교사는 학생들이 삶 속에서 배움을 얻어야 실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고 에너지를 아껴쓰자’와 같은 일차원적인 실천 방법을 알게 하기보다는 환경교육 속에서 학생들이 올바른 인식과 지식을 갖고 환경을 위한 선택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가치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학교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장 교사는 어린 학생들을 통해 사회도 바뀔 것으로 믿는다. 그는 “학생들이 우리 마을 해양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고 동네 주민분들께서도 같이 쓰레기를 주워 주시기도 한다”며 “특히 아이들이 면사무소에 방문해 면장님과 면담을 통해 마을 주변 바닷길의 청소와 관련, 청소 인력 확보를 요구해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은 장 교사에게 ‘미세먼지 선생님’이란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지만, 환경 교육을 통해 점차 변해갔다. 장 교사는 “지금은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은 환경공부를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고 궁금한 것을 많이 묻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먼저 ‘쓰레기를 주우러 나가자’는 말도 꺼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은 환경 오염을 문제로 인식하는 어른들과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장 교사는 “환경에 대한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환경오염이 사람들에게서 발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 의식을 넘어서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며 “학생들에게 문제적 상황에 대해 초점을 두기보다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직접 실천해보는 활동을 통해 생태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부터 환경교육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장 교사는 올해 3월부터 거제 창호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아이들에게 환경 교육을 가르치는 세 번째 학교다. 전교생 60명의 작은 섬마을 학교지만, 그에게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중점으로 하는 학교며 환경교육에 대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 ‘특별한’ 학교다. 장 교사는 환경에 대한 지식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서 환경 그림책이나 보드게임을 이용해 에너지,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멸종위기생물과 같은 환경 주제를 함께 공부하고 있다. 또한 ‘창호 환경 지킴이’와 같은 환경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환경 캠페인에 참여하고 환경 부스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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