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전의 맞춤 솔루션…"환경·연결·디자인 세마리 토끼 잡는다"

한지연 기자 2023. 6. 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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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가전, 가전...가라앉는 K-가전, 돌파구는] ⑤
[편집자주] 한국 가전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일본, 유럽 가전은 품질을 무기로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가전은 '가성비'를 앞세워 쫒아오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의 가전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4.7% 감소했다. 가전제품, 즉 세트가 살아나야 반도체도 산다. 한국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인 가전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지속적인 시장 축소의 돌파구를 조명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사진=삼성전자
"맞춤형 솔루션"

삼성전자가 자사의 대표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를 설명할 때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가전 제조사로서 성능이나 내구성을 강조하는 말은 없다. 대신 개별 고객의 생활방식에 맞춰 최적화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나온다. 삼성전자 생활 가전은 단순 디바이스가 아닌 생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이를 두고 "맞춤형 경험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가장 유리한 포지션에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1위 제조사인만큼 '연결'할 수 있는 기기가 전세계에 가장 많이 퍼져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핵심 가치는 디자인과 연결성, 지속가능성 총 3가지로 요약된다.

그 가운데서도 올해 비스포크 가전이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지속가능성이다. 친환경 소비 문화는 단기간의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삼성 가전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올해 출시한 비스포크 신제품은 국내 에너지 소비효율 최고 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전력 사용량을 더 줄인 '고효율 에너지 절감'모델을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제품 개발부터 제조, 유통, 사용, 서비스, 폐기 등 제품의 전체 생애 주기에 걸쳐 탄소 배출을 감축했다"고 말했다. 제품 자체에 갖춰진 에너지 효율 기능에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기능을 활용해 한층 더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삼성전자의 홈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싱스의 'AI 절약모드'를 사용하면 제품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 추가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절약 모드를 올해 안에 65개국까지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AI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또 다른 중요 가치인 연결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필수 요소다. 삼성전자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 기기와 네트워트가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에 AI 기술을 통해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진화시켜 고객 개개인에게 더 개인화되고 직관적이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선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 AI가 바닥 재질을 감지해 최적 모드로 청소하고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는 식기 오염도를 스스로 판단해 물 사용량과 분사 세기 등을 조절한다. 로봇청소기는 '우리 아이 마중하기' 기능으로 핵가족화 시대에 발맞추기도 했다.

사업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사활동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손쉽게 사용하는데 중점을 두고 제품을 개발한다"며 "특히 AI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가전을 완성시키는 가치다. 고객들이 더이상 획일화된 가전의 모습을 선호하지 않고, 또 가전을 인테리어 오브제 중 하나로 여기면서 '아름다움'도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내구연한이 길다보니 소비자들이 쉽게 질리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가전 제품의 패널 색상과 소재를 교체하는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했다.

비스포크 가전 디자인을 연구하는 사업부 관계자는 "가전을 실내 인테리어와 소비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고, 집 안의 한 공간뿐 아니라 전체를 통일감있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삼성 비스포크 가전이 최초"라며 "외부 디자이너나 작가들과도 협업하면서 과거 가전에서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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