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더 이상 못내려”… 삼성·SK하이닉스, 재협상 나선 이유는

황민규 기자 2023. 6.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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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생산원가에 가까워지자 이달 들어 주요 공급사들과 가격 재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 협상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감소로 올 3분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전환으로 3분기 SK하이닉스의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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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생산원가 수준까지 도달
삼성·SK하이닉스, 주요 고객사에 재협상 의사 전달
증권가 “3분기부터 업황 개선… 하락세 멈춘다”
삼성전자의 12나노급 16Gb DDR5 D램./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생산원가에 가까워지자 이달 들어 주요 공급사들과 가격 재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D램 가격의 마지막 저지선을 1.4달러로 정하고 ‘더 이상은 내릴 수 없다’는 방침을 주요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수세에 몰렸던 D램 제조사들이 다시 가격 협상에 돌입하는 건 시장 전망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2분기 들어 D램 재고량이 서서히 안정화됐고, 하반기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헐값 세일’은 불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5월 들어 D램 가격 낙폭 감소… 공급과잉 거의 해결

2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DDR4 8Gb(기가비트) 1Gx8 2133MHz(PC용 범용제품) 가격은 3.45% 하락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공급계약건이 진행될 때마다 18~20% 하락하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D램 제조사들이 급격한 가격 하락에 저항하고 나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 협상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수요 침체로 넘치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해 D램 3사가 할인 경쟁까지 벌이며 매 분기 두자릿수 이상 하락률을 보였다.

절박하게 가격을 낮춰왔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최근 다시 가격 협상에 나서는 이유는 그만큼 재고 부담을 털어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2, 3위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나섰고, 올해 4월에는 업계 1위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했다.

일반적으로 D램 제품은 웨이퍼(원판) 투입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주기가 3~6개월이기 때문에 오는 3분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품 생산량이 시장 수요 회복 속도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한 지 3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 공급량 감축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현재 공급과잉 국면은 거의 해결된 것으로 보이며 남은 건 실질적인 가격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서 D램 가격 전략 다룰 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삼성전자 DS부문 글로벌전략회의에서도 D램 가격 인상 전략이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회의에서는 DS부문 130여명의 임원들이 모여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사업 전략과 위기 대응 등을 논의한다.

가격 하락세가 끝을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업황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감소로 올 3분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전환으로 3분기 SK하이닉스의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80% 하락하며 생산원가에 도달했다”며 “3분기 가격 하락이 축소되고, 4분기에는 상승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HBM3(고성능 D램 HBM의 최신 세대) 수혜와 더불어 신제품인 DDR5 출하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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