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섬모충, 강릉에서 채집…동일종 식충하며 생존

먹이 부족한 환경에서 거대형 세포가 소형 세포 잡아먹어
낙동강생물자원관 "국가생물종에 추가…미지생물 추적 계속"

(환경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최근 담수에 사는 원생동물 조사 연구를 통해 동일한 종의 다른 개체를 먹이로 삼는 신종 섬모충을 발견해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신종 섬모충 텟메메나 폴리모르파(Tetmemena polymorpha)는 강릉 남대천에서 지난해 4월에 채집됐다. 이 섬모충은 배양을 통해 크기와 형태가 다른 소형 세포, 대형 세포, 거대형 세포가 관찰됐다. 섬모충은 짧은 털을 활용해 움직이는 동물성 단세포 생물로, 짚신벌레와 종벌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연구진이 이 세 가지 세포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동일한 종인 동시에 이때까지 보고된 바 없는 신종 섬모충임을 확인했다.

텟메메나 폴리모르파의 일부 개체는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 몸과 입이 큰 거대형 세포로 바뀌어 동족의 소형 세포를 잡아먹는 독특한 생존 전략을 지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동족포식의 습성은 신종 섬모충이 속한 하모충아강에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독포아강의 섬모충류에서는 알려진 바 있다.

이런 독특한 습성은 서로 다른 종의 섬모충이 몸의 형태와 포식의 습성이 서로 비슷하게 진화하여 환경에 적응한 수렴진화의 결과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정재호 강릉원주대 교수팀과 함께 이번 신종 섬모충을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을 기록하는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