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정비사업 불공정 논란에 표준계약서 추진… "조합원 권익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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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시행자인 조합이 높은 사업비를 부담하게 되면서 시공사와의 공사비 인상 분쟁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신탁보수를 내고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선택해 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토지 등 소유자를 대신해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시행자 혹은 대행자가 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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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찬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생2본부2팀장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7회 머니톡콘서트 '불황 파고 넘는 부동산 투자전략'에서 '정비사업 이슈분석'을 주제로 강연하며 신탁방식 정비사업 사례 등을 소개하고 제도 개선점에 대해 제언했다.
2016년 3월 개정 시행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정부는 신탁 사업자와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의 정비사업 참여를 지원해 정비사업 사업성 저하 등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토지 등 소유자를 대신해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시행자 혹은 대행자가 되는 방식이다. 신탁사가 사업 시행자가 되기 위해 '조합설립 동의요건 이상의 토지 등 소유자'가 동의하는 경우 신탁방식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자체 자금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보증 등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 각종 인·허가와 시공사 선정 등 정비사업 전반을 관리·운영하게 된다.
기존 조합방식의 장점은 조합원 직접 추진으로 사업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반면 초기 사업비 확보의 어려움이 있었다. HUG는 공사비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HUG를 통해 보증과 대출을 실행하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정 팀장은 "신탁방식의 경우 자금 조달과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보다 쉽게 대응할 수 있지만 높은 신탁보수를 내야 한다"면서 "인허가와 자금조달, 상품관리 등 여러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다 보니 전문인력 부족 문제가 있고 신탁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정부의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신탁보수 지급 시기는 일반분양 이후다. 신탁업계에 따르면 보수율은 사업 방식과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서울 대형 정비사업의 경우 분양수익 대비 1%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 팀장은 "신탁 표준계약서와 시행규정 등을 통해 일관성 있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속한 정비사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할 인·허가청과의 협업이 필요한데 행정 절차로 인해 사업기간 지연뿐 아니라 사업비 낭비가 발생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탁방식 재건축은 장점이 많은데도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조합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비전문가인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탁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기간 단축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에 기존 토지 등 소유자 60% 또는 ⅔ 동의(지자체별 상이)가 필요했지만 개정 후엔 신탁사 신청 토지 등 소유자 ⅔ 동의가 필요하게 된다. 사업시행자 선정에 토지 등 소유자 ¾, 면적 ½(재개발) ¾(재건축) 신탁등기 ⅓에서 토지 등 소유자 ⅔, 면적 ½, 신탁등기 ⅓로 변경된다. 정비사업계획 인가는 토지 등 소유자 ¾, 면적 ½(재개발) ¾(재건축) 신탁등기 ⅓ 등에서 토지 등 소유자가 소급해 동의한 것으로 인정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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