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K-바가지

박태우 기자 2023. 6.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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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으로 우리나라 관광이 살아났다.

일부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여행 시 'K-바가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낯부끄러운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경기도 수원 한 축제도, 강원도 강릉 한 행사도 '바가지 오명'을 뒤집어썼다.

해마다 바가지요금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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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으로 우리나라 관광이 살아났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자는 약 1420만 명.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64% 수준이다. 방역 조치가 유지되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40% 늘어난 수치다. 달갑지 않은 상술도 다시 등장했다. 바가지요금 기승이다. 일부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여행 시 ‘K-바가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낯부끄러운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우리나라 관광지 상품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비꼰 말이다.


4년 만에 재개한 지역 축제도 바가지로 몸살을 앓는다. 최근 KBS 예능 ‘1박2일’의 한 장면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당시 경북 영양군 한 재래시장 상인이 1박2일 출연진에게 옛날 과자 한 봉지를 7만 원에 강매해서다. 각종 커뮤니티와 영양군 홈페이지에 비판 글이 쇄도했다. “차라리 한우를 먹겠다” 등 불만과 성토가 쏟아졌다. 영양군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경기도 수원 한 축제도, 강원도 강릉 한 행사도 ‘바가지 오명’을 뒤집어썼다. 부실한 돼지바비큐를 4만 원에, 닭발을 3만 원에 판다는 등 불쾌한 경험담이 잇따랐다.

인천 소래포구 전통 어시장 상인들이 언론사 카메라 앞에 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들은 “호객 행위, 섞어 팔기, 물치기(물을 넣어 무게 늘리기), 바가지 등을 척결하겠다”고 약속하며 큰절을 했다. 온라인에서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다리가 떨어진 꽃게로 바뀌어 있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대한 사과였다. 부산 해수욕장 관할 지자체도 바가지요금 차단에 부심한다. 해마다 바가지요금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기 때문이다.

바가지요금은 한탕 잡으려는 일부 상인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파급력은 엄청나다. 행사 전체는 물론 지역 경제, 나아가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관광객이 다시는 찾지 않는 이유가 된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제주도는 바가지요금으로도 악명 높았다. 그런데 최근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공급 좌석이 하루 평균 5500석 이상 줄었다고 한다. 반면 동남아시아나 일본 여행객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각종 할인 혜택과 바가지 척결을 내세워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제부턴가 음악, 반도체 등 우리만의 강점에 ‘K’를 붙인다. 그래도 ‘K-바가지’는 아니지 않나.

박태우 서울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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