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엘리엇에 1,300억 배상해야"...청구액 7% 인용
[앵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 ISDS 사건의 판정 결과가 5년 만에 나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배상금 690억 원에 지연이자를 합쳐 모두 1,30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엘리엇이 청구한 약 1조 원의 7%만 인용됐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과정에서 공개 반대 목소리를 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당시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 중이었는데,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 주식을 3배가량 비싸게 친 합병 비율을 문제 삼았습니다.
소액 주주들을 끌어모아 세 불리기에 나섰고, 삼성물산 주주총회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합병안도 찬성률 69.5%로 주총을 통과했습니다.
3년 뒤 엘리엇은 이 과정에 우리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주주로서 손해를 봤다며 상설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했습니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로 합병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는 데 정부 입김이 작용했단 겁니다.
지난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이 당시 찬성 압력을 넣은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엘리엇 소송에 미칠 영향에 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중재 신청 5년 만에 상설중재재판소는 우리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엘리엇에 5천3백여만 달러, 우리 돈 690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엘리엇이 합병으로 손해를 봤다며 청구한 배상금 7억7천만 달러 가운데 7%만 인용한 겁니다.
이와 함께 중재판정부는 합병 결정이 있었던 2015년부터 현재까지 5% 연 복리 이자 지급도 명령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엘리엇에 372억 원가량을, 엘리엇은 우리 정부에 44억 원가량을 소송 비용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배상 원금에 지연이자, 법률 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정부가 엘리엇에 줘야 할 배상 총액은 1,300억 원으로 늘어납니다.
법무부는 중재판정부가 인용한 배상금액 기준으로 93% 승소했다고 강조하면서,
세부 판정 내용을 분석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편집 : 마영후,
그래픽 : 우희석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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