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경의행복줍기] 신데렐라와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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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두 편의 영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발레 영화 '신데렐라'와 월트디즈니의 '인어공주'다.
아름답고 애틋한 분위기의 인어공주에 익숙한 관객에게 다소 전투적이고 강인한 인어공주는 신선하고 어색하다.
지금도 여전히 어린 딸들의 방 책장에 꽂혀 있는 동화책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 공주시리즈에 등장하는 멋진 왕자는 불행에 빠진 공주를 사랑이란 이름의 달콤한 주술로 깨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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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여전히 어린 딸들의 방 책장에 꽂혀 있는 동화책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 공주시리즈에 등장하는 멋진 왕자는 불행에 빠진 공주를 사랑이란 이름의 달콤한 주술로 깨워낸다. 엄마는 삶의 곳곳에 복병처럼 숨어 있는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는 ‘캔디’나 ‘빨간머리 앤’ 등 동화 속의 씩씩한 여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그건 옆집 딸이 그럴 때고 내 딸은 잘생기고 능력 있는 왕자님을 만나서 편하고 즐겁게 누리며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오너의 아들인, 다소 까칠하지만 로맨틱한 실장님이 등장해서 억척스럽게 살아도 늘 빈손인 불행한 여주인공에게 눈부신 날개를 달아 주는 드라마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걸 알면서도 꿈꾸기 때문에 판타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내가 노력해서 얻는 것만이 내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모든 직업이 다 나름의 어려움이 있지만 배우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오랜 무명시절을 견뎌내야 한다. 그런데 아주 잘 견디는 연기자들이 있다. 연기에 대한 열망에 어린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덧붙여지면 절대 멈출 수 없게 된다. 지금은 활동이 뜸하지만 눈부신 청춘 스타로 기억되는 A는 소녀가장이었다. A는 선배들의 심부름도 기분 좋은 얼굴로 잘 해냈고 대사 한마디 없는 지나가는 행인 역할인데도 걸음걸이를 수없이 반복해서 연습했다. 때로는 외로운 때로는 고단한 시간들을 혼자 견디어 내는 동안 단단해지고 실력도 향상되었다. 드디어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아 그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자기 힘으로 이루어낸 것은 가치 있을 뿐 아니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알고 보니 왕자라면 달콤한 덤이 되겠지만, 왕자니까 사랑하기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불안정한 모래성을 쌓는 일이다. 거기다 왕자의 마음에 들려고 끊임없이 나를 헌신해야 한다. 옷도 머리스타일도 왕자 취향을 살펴야 하고, 생선 한 마리도 오직 왕자의 구미에 맞게 요리해야 한다. 왕자의 사랑을 잃으면 인생 끝이니까 눈물겨운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한마디로 고단한 삶이다. 동화니까 언제나 ‘그들은 사랑하며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이지만 현실은 과연 그럴까? 왕자는 믿을 수 없지만 나 자신은 믿을 수 있다. 나한테 투자하고 내 힘으로 이루어내는 삶, 얼마나 당당하고 자유스러운가?
조연경 드라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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