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투자 타이밍 6개월 후 온다… 정부 경착륙 제어 필요한 때"

정영희 기자 2023. 6. 2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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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톡콘서트]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6월20일 '머니S'가 주최한 제17회 머니톡콘서트 '불황 파고 넘는 부동산 투자전략'에서 ' 상업·업무시설 경매시장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경매 투자 기회는 올해가 아닌 내년이 적기가 될 것입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20일 '머니S'가 주최한 제17회 머니톡콘서트 '불황 파고 넘는 부동산 투자전략'에서 '상업·업무시설 경매시장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말했다.

2021년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상승과 대출 이자 증가로 부동산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경매 참여자 수가 감소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22년 경매물건은 총 11만7043건으로 전년(12만4390건) 대비 5.90%포인트(p) 줄었다. 입찰자 수는 2021년 18만2443명에서 지난해 13만6982명으로 4만2761명(23.43%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매각가율)은 78.9%에서 76.7%로 하락했다. 응찰자 수는 4.0명에서 3.65명으로 조정됐다. 서울의 경우 2021~2022년 총 물건 수(8563건→8657건) 매출액(9189억원→10조405억원)이 증가했으나 매각률은 30.8%에서 21.8%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세 차례 동결함에 따라 현재 3.50%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를 '경매의 해'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으나 적어도 하반기나 내년 이후에 경매 시장에 뛰어드는 게 좋겠다"면서 "금리가 오르면 낙찰가율에 타격이 오는 건 사실이나 조정된 금리가 경매 시장에 나오는 물건 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최소 12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 반응 빠른 경매시장


경매시장 하강기에는 매각가율이 70% 초중반, 매각률이 30% 초반을 나타낸다고 강 대표는 분석했다. 경매지표가 일제히 하락하고 서울 강남 아파트가 2회(64%), 수도권 아파트가 2회(49%) 이상 유찰되는 경향을 보인다. 경매물건 수와 1~3명 참여하는 낙찰 건, 재매각 물건 수가 증가하는 한편 변경이나 취하 물건 수는 줄어드는 특징도 보인다.

강 대표는 "여러 투자 방식 중에 경매는 투자자들의 온도가 오르고 내리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며 "부동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순간 경매 물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경매시장 건전성을 판단하는 3대 지표(매각가율·매각률·입찰자 수)가 한번에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경매시장 상승기에는 강남의 부동산이 1회 유찰 후 매각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직전 유찰가를 넘겨 매각되거나 신건 낙찰이 등장하기도 한다. 20~30명이 경합을 벌이거나 50~80명 등 다수의 낙찰 희망자가 참여하는 물건도 종종 등장한다. 변경취하 물건 수가 늘고 재매각 물건 수는 줄어든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경·공매 6개월 유예… 전세사기 대응할 수 있을까


지난해 대법원의 부동산 유형별 매각 건수에 따르면 전체 2만9227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대지임야전답으로 38.81%(1만1344건)다. 이어 ▲아파트 25.26%(7385건) ▲연립다세대주택(빌라) 16.31%(4768건) ▲상가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12.87%(3764건) ▲단독다가구주택 6.72%(1966건) 순이다.

강 대표는 "지난 2년간 연립·다세대주택이 경매에서 매각된 비율은 15% 안팎이었으나 올해 이후 전세사기 사태 영향을 받아 급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전세사기 대책으로 내놓은 경공매 유예 지원에 대해 강 대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1일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는 경·공매 기일이 임박해 피해자 인정을 대기해야 하는 임차인을 위해 법원에 경·공매 유예나 정지를 요청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경매를 6개월 보류할 경우 지금처럼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오는 3~4분기에 수천 건의 물건이 등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매 투자 내년부터 시작해야"


경매 투자 시점에 대해 강 대표는 "지금은 절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전국 법원경매 건수가 가장 많은 해는 2014년으로 20만2145건을 기록했다. 반대로 경매 건수가 최소치를 기록한 시점은 2021년이다. 당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으로 부동산 가격이 고점에 달했다. 경매 물건 수와 부동산 가격은 반비례 그래프를 그린다.

강 대표는 "전국 아파트 가격이 2~3배 뛰던 2015~2017년 전국 경매 물건 수가 15만건 이상이었다"면서 "경매 투자에 참여하는 게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어 "경매 물건이 20만건 이상인 경우 거시경제 측면으로 볼 때 부정적인 의미여서 정책 규제가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올해 법원경매가 12만건 안팎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주거용 부동산, 수익형 부동산, 매매가 1000억원대 이상의 업무용 부동산(대형빌딩)이 경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최근에는 강남 도산대로 등 서울 한복판의 물건이 낙찰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꼬마빌딩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시점부턴 경기가 제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시장 경착륙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다.

지난 4월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강남 대치동의 근린생활시설 경매가 개시됐다. 감정가는 약 80억원선에서 결정될 전망. 같은 달 19일에도 강남 도곡동의 대지면적 495.9㎡ 4층 근린생활시설이 경매에 등장했다. 배당 종기일은 이달 30일로 예정됐다. 해당 건물의 감정가는 3.3㎡당 1억원대가 예상된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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