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사람 많은데' 가림막 없이 치매 노인 기저귀 갈이…"성 학대"

다른 노인 환자들이 함께 있는 방에서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고 치매 노인의 기저귀를 간 60대 요양보호사에게 법원이 성적 학대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판결에서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에 주목했습니다.

오늘(20일) 인천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신흥호)은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여·67)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2021년 8월 인천시 남동구 한 요양원 생활실에서 가림막을 치지 않고 치매를 앓는 B(여·78) 씨의 기저귀를 갈아 성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A 씨는 기저귀를 가지러 생활실을 나갔는데 그동안 B 씨는 하반신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누워 있었습니다.

생활실에는 B 씨뿐만 아니라 다른 노인 환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A 씨의 학대 혐의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B 씨가 침대에서 내려오자 강제로 눕힌 뒤 한 손으로 붙잡아 제압하고는 어깨를 밀쳐 폭행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법정에 선 A 씨는 "가림막 없이 기저귀를 간 행위는 성적 학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요양보호사 교육용 자료에 따르면 가림막 없이 기저귀를 교체하는 행위는 노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성적 학대 행위로 금지되고 있습니다.

또 "폭행은 B 씨가 팔을 꼬집어서 대응한 정당방위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가 있는 노인이라도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신체 주요 부위를 드러내고 기저귀를 간다면 당연히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며 "이는 노인복지법이 처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치매를 앓는 노인으로 말을 듣지 않고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면서 "요양보호사인 피고인의 유형력은 폭행에 해당하고 고의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범행 과정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었다"며 재범 위험성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김성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