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너프와 소통 부재로 주춤한 '디아4'

문원빈 기자 2023. 6.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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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업데이트 예고한 ‘시즌1’으로 반전 꾀할 수 있을까?

"돈 내고 베타 테스트하라는 말인가?"

블리자드 액션 RPG '디아블로4'를 바라보는 전 세계 게이머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출시 2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당초 폭발적인 인기는 꽤 사그라들었다. 

핵앤슬래시 재미를 절감시킨 핫픽스와 유저 감성을 배제한 라이브 방송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엔드 콘텐츠로 갈수록 가격 대비 게임 자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대감과 응원으로 가득했던 글로벌 커뮤니티에는 불만과 개선 요구가 더 많다. 

한국에서는 PC방 순위도 하락세다. 더 로그 기준 디아블로4 PC방 최고 점유율은 9.65%를 기록했다. '피파온라인4'를 제치고 2위까지 올랐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디아블로4 PC방 점유율은 끝내 10%를 달성하지 못하고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19일 더 로그 기준 디아블로4 PC방 점유율은 7.53%다. 출시 2주 만에 2%p 넘게 감소했다.

대다수 유저들이 파밍을 완료하고 시즌을 기다리는 중이라 PC방 점유율이 감소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실상은 아니다. 지난 17일 라이브 방송에서 조 셜리 디아블로4 게임 디렉터는 "대부분 게이머들은 아직 캠페인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엔드 컨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셜리 디렉터 말에 따르면 대다수 유저들은 디아블로4를 한창 즐길 때다. PC방 점유율 순위가 절대적 지표는 아니더라도 2주 만의 하락세는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다. 

디아블로4 개발진은 "시즌1에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규모 직업 밸런스 조정도  준비 중이다. 다양한 상향 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갈 수 없는 지역도 탐험할 수 있을 예정이니 기대 바란다"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 핫픽스 "상향보다 하향에 치우친 개악"

얼리 액세스 돌입 후 디아블로4는 긴급 패치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대부분 너프, 즉 하향 평준화다. 첫 번째는 1.0.2d 밸런스 패치였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던 일부 빌드를 하향했다.

도적은 '회전 칼날', '어둠의 장막', '질주', '충격'이 너프됐다. 레벨링 구간부터 엔드 게임 구간까지 강력한 모습을 자랑한 야만용사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비정상적으로 내구성을 높여주던 '전장의 외침' 레벨 당 피해 감소 수치가 즐었고 외침 기술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감소시켜주던 '담대한 족장의 위상'도 효율이 떨어졌다.

소용돌이 빌드의 핵심인 '광포한 소용돌이의 위상'과 고유 아이템 '고르의 파멸적인 손 보호구'도 함께 하향됐다.  원소술사는 '전기 채찍' 행운의 적중 확률 감소와 번쩍이는 전기 채찍 재사용 대기 시간 수치가 감소했다.

물론 상향 조정도 있다.  자연 마법 드루이드 '번개 폭풍'과 '전류 충격', 도적 활 빌드에 사용되는 '연발 사격'과 '쇠못 덫' 등이 대표적이다. 강령술사 역시 뼈 창 빌드 고착화를 막겠다는 이유로 시체를 통한 정수 수급량을 하향하면서 피 계열 기술과 소환수 전문화를 상향했다. '피의 창', '피의 파도' 모두 피해량이 큰 폭으로 상향됐다.

특정 빌드가 오버 밸런스로 강하면 당연히 하향 패치를 할 순 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얼리 액세스 돌입과 동시에 디아블로4는 하드코어 모드 100레벨 달성 선착선 1000명의 이름을 릴리트 석상에 새기는 '하드코어 챌린지'를 진행했다.

전 세계 수많은 유저들이 하드코어 모드 100레벨을 향해 달리는 상황에서 일부 빌드 하향 조정은 분명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저들은 "이렇게 변경할 거면 하드코어 챌린지를 시즌1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유저들의 불만을 증폭시킨 건 13일 긴급 패치였다. 이 패치에서 블리자드는 던전의 정예 몬스터 밀도를 낮췄다. "특정 던전이 다른 던전보다 효율적인 선택이 되지 않도록 정예 몬스터 밀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핵앤슬래시 재미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향 이후 던전을 직접 체험한 결과 정예 몬스터가 눈에 띄게 줄었다. 기존에는 한 번에 정예 몬스터 3~4마리가 나왔다면 하향 이후에는 던전을 통틀어서 3~4마리가 등장했다. 특히 레벨 업 효율이 높았던 '에리두의 폐허', '용사의 최후' 던전의 정예 몬스터가 대폭 감소했다. 

 

■ 라이브 방송 "소통보다 통보에 가까워"

디아블로4 핵심 개발진은 연이은 핫픽스 의도와 시즌1 패치 방향성을 전하기 위해 지난 17일 '모닥불 토크'라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통보 방식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유저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총괄 매니저는 "핫픽스는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는 중이다. 문제 발생 시 다음날 즉시 해결책을 선보이고 싶지만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속도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게임 내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방송을 시작했다.

하향 패치에 대해 그는 "밸런스를 맞춘다는 것은 어떤 빌드는 상향, 어떤 빌드는 하향되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진이 하향만 하면 커뮤니티에서 불만을 표한다. 레벨 육성 과정에서도 내부에서 의도한 흐름이 있지만 던전 하나에서만 주구장창 시간을 보낸다. 이게 올바른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조 셜리 디렉터도 "개발 리소스를 감안하면 수많은 빌드 중 오버 밸런스 빌드를 하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고 첨언했다. 채팅창에선 관련 내용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면서 하향 패치로 인해 맞이한 새로운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개발진들은 채팅창 의견을 무시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밸런스 관련 평가는 시각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개발진의 의견이 100% 틀렸다고 말할 순 없다. 디아블로4는 실시간 라이브 서비스로 실시간 소통을 약속했다. 그 약속과 전혀 다른 방식이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억지로 비난하는 거라곤 보기 어렵다.

팬들은 "안 하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직접적인 소통을 원한다", "무조건 본인들이 맞다고 하면 방송이 무슨 소용이냐", "중요한 것들을 시즌2로 미뤘는데 시즌1까지 도대체 뭐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끝까지 고집부릴 때는 언제고 이제서야 고치겠다고 번복하네", "베타 테스트 때랑 똑같은 말을 하는 건 너무하다" 등 방송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글로벌 커뮤니티 "대다수 공통 요소 지적" 

모닥불 토크 이후 유저들의 반응은 더 싸늘해졌다. 공식 토론장에는 최근 50개의 댓글 중 30개 이상 게시물이 불편 요소 관련 피드백과 신속한 개선 조치 요구다. 글로벌 대표 게임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디아블로4 방송을 진행하는 인기 게임 인플루언서 '쉐리'는 방송에서 "패치 내용을 보면 개발진이 어떤 정신 상태인지 느껴진다. 방향성을 잡고 나아가면서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눈치를 보면서 맞춰가는 느낌이다. 몬스터 밀도를 지적했는데 그 해결책이 어떻게 경험치 증가인지 이해할 수 없다. 개발진의 게임 이해도가 의심되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우디조, 아스몬 골드 등 해외 유명 게임 인플루언서들도 불편을 야기하는 오픈월드, 범접할 수 없는 파티 플레이 효율, 취약에 집중된 공격 속성 효율 불균형 등 디아블로4 관련해 자신들의 피드백을 전하고 있다.

정식 출시 전 언급했던 기대 포인트 부재도 불만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스킬 레벨 상승 시 이펙트 비주얼 상향'이다. 오픈 베타 당시 글로벌 팬들은 스킬 이펙트가 부실하다고 우려했다. 개발진은 정식 버전에서 스킬 포인트 투자에 따라 상향된다고 답했다. 팬들은 정식 버전에서 빌드를 완성할 때 화려하게 변하는 스킬 이펙트에 기대감을 가졌다. 정식 버전에서 빌드를 완성해도 이펙트 비주얼이 상향된 스킬 이펙트는 볼 수 없었다.

편의성 또한 마찬가지다. 보석이 인벤토리에 저장되어 인벤토리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은 오픈 베타 이후 끊임 없이 나왔다. 조 셜리 디렉터는 시즌1이 아닌 시즌2에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보석 외 편의성 개선 패치도 시즌2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팬들은 "돈 내고 베타 테스트 즐기는 거네", "게임이 재밌지만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스킬 이펙트는 솔직히 과장 광고다", "즐길 거리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 "시즌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등 피드백을 전했다.

 

■ 디아블로 시즌1 "회심의 반전 카드"

- 디아블로4 라이브 방송 '모닥불 토크'

식어버린 분위기를 전환시킬 카드는 역시 '시즌1'이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시즌으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 디아블로4도 시즌1에 새로운 콘텐츠로 유저에게 확실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시즌1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 고행 상위 단계, 신규 보석 등급 추가가 핵심이다. 해외 데이터마이닝 채널 'DataMineARPG'은 5번째 세계 단계를 뜻하는 'Ⅴ'와 '월드 티어 5' 문구가 적힌 인 게임 로고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로고는 고행 상위 단계로 추정된다. 상위 단계 해금 던전인 '캡스톤 던전'도 암시했다. 상위 단계의 정확한 이름, 보상, 페널티는 나오지 않았다. 

보석에도 변화가 생긴다. 현재 가장 높은 보석 등급은 '왕실'이다. 시즌1이 되면 왕실보다 더 높은 등급이 등장한다. 의역하면 7번째 등급은 '장대한', 8번째 등급은 '완벽한'이다. 6번째 등급 명칭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석 능력치는 등급마다 0.5%씩 상승한다. 

DataMineARPG 설명에 따르면 시즌 전용 도전 과제와 챌린지가 챕터로 나눠진다. 챕터를 완료하면서 챕터에 따른 보상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보관함의 경우 시즌 전용 보관함이 제공된다.

조 셜리 디렉터는 시즌1에 대해 "대규모 업데이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맵에서 탐험할 수 없는 지역이 오픈된다. 시즌마다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핫픽스, 개선만 이뤄지는 시즌은 절대 없다. 시즌을 거치며 유저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반영해 점점 다듬어 가는 게임이 될 것이다"고 예고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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