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반격 성패보다 더 큰 시련…나토 측 “우크라 공식가입 초청 불가”
“우크라·나토 더 가까워지는 방안 논의”
앞서 바이든 美대통령도 “나토 가입기준
우크라에 더 쉽게 하지 않을 것” 선 긋기
자국 대선 출마 당시 서방의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추진을 선언해 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쟁 속에 더 큰 시련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나토 측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내달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공식 나토 가입을 초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독일을 방문해 숄츠 총리와 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공식 가입 초청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또 숄츠 총리는 지난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 당시를 언급하며 “당시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신청을 근본적으로 환영했지만, 가입은 유예했다. 이런 결정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후 안보 불안을 느낀 북유럽의 오랜 ‘중립국’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 추진을 공식 선언하고 실제로 핀란드는 지난 4월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진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가입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0여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로 새로운 회원국을 가입토록하는 나토로선 여러 이유 가운데 대표적으로 ‘공동방위원칙’ 때문에 한창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다. 이러한 원칙으로 인해 군사동맹인 나토는 실제로는 군사적 마찰 위험이 거의 없는 국가만 새로이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모순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실례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동맹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원칙에 따라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 나토, 그리고 그 회원국들 역시 전쟁에 개입하게 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위해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측의 이 같은 우려를 예상한 듯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후 젤렌스키 대통령도 같은 해 3월 나토 가입 의사를 사실상 철회했다. 그 사이 나토와 나토 주요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 등 러시아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군사적 지원만 지속해 왔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전히 나토 가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이 개시되기 직전인 이달 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가 명확히 다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위한 확실한 길 확보가 시급하다”며 “전쟁 중 가입은 어렵더라도 전쟁이 끝난 뒤에는 회원국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몰도바 불보아카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2차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해 “서방 군사동맹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우크라이나는) 언제든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으며 올해 2월 ‘뮌헨안보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나토의 핵심축인 미국조차 우크라이나의 가입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기준을 더 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회원국과 동일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는 입장이라도 특별 대우는 없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시스템 안전, 부패 등과 관련한 나토 가입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나토 가입은) 자동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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