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내렸는데 올랐다고? 가구값 또 올린다는 현대리바트
한샘, 퍼시스 등으로 가구 가격 줄인상 가능성
원자재값 상승 이유 들었지만, 실상은 반대
PB, MDF 등 주요 목재 원재료 가격은 하락
“평당 140만원을 달라고 해서 인테리어는 포기했어요.”
작년 이른바 ‘코로나 특수’를 타고 급등했던 가구·인테리어 비용이 떨어지질 않고 있습니다. 업계 평균이자 정석으로 불렸던 3.3㎡(1평)당 100만원이 작년 140만원선으로 훌쩍 뛰더니,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에서 서울 시내 84㎡(34평형)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을 문의한 결과 보통 4750만~5000만원 비용이 산출됐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한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3000원 선이면 가능했는데,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가구·인테리어 부담은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한번 오른 인테리어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구 가격은 또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구 가격 인상은 최근의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와도 달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20일 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내달 가구 가격 인상 방침을 확정했습니다. 이르면 7월 5일 전 품목 또는 일부 품목 판매 가격을 약 5%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현대리바트 가구 판매 대리점에는 관련 공지도 내려갔습니다.
현대리바트의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1월 이후 반년 만입니다. 이달 초 한샘의 고가 수입 가구 업체 도무스가 수입 가구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수요 위축으로 국내 가구 업체의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것과 대조됩니다.
일각에선 가구 가격 줄인상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가구 업계가 한 업체의 가격 인상에 발맞춰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행보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 초엔 한샘이 먼저 올렸고, 현대리바트, 퍼시스, 에이스침대 등으로 이어졌죠.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현대리바트가 이번 가격 인상 원인에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이란 입장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실제 현대리바트는 대리점에 내린 가격 인상 공문에 ‘목재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시장에선 말이 안 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번 오른 인테리어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원인이야 인건비에서라도 찾을 수 있지만, 가구 원자재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구에 쓰이는 목재 등 원자재값은 올해 들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현대리바트의 분기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가구 제조 필수품으로 꼽히는 파티클보드(PB) 가격은 지난 1분기 말 1매(두께 18㎜*세로 1220㎜*가로 2440㎜)당 1만8500원으로 작년 말 대비 떨어졌습니다.
또 나무를 고운 입자로 갈고 접착제와 섞은 뒤 고압·고열로 압착해 만드는 중밀도섬유판(MDF), 합판(PW) 가격도 모두 내렸습니다. 가령 MDF는 지난해 2만5700으로 전년(2만5350원) 대비 올랐지만, 지난 1분기 2만4500원으로 크게 내렸습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가구 업체는 물론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요인을 한가지로 말할 순 없겠지만, 원자잿값 인상을 요인으로 드는 것은 현 상황에선 틀린 말”이라면서 “고금리 경기 침체로 원자재 가격은 이미 하락 반전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구 업체가 실적 악화 대응 수단으로 가격 인상을 꺼내 놓고는 원자재값 핑계를 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매출이 떨어지고 영업적자까지 이어져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이 기업으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엔데믹으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집 꾸미기’ 열풍이 가라앉은 데다 부동산 침체로 가구 업계는 전에 없던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지난 1분기 적자 전환했고, 꾸준한 성장세를 지켜온 일룸과 에이스침대도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인상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가격 인상은 ‘수요 위축 → 가격 인상 → 수요 위축’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탓입니다. 이미 가구 가격은 올릴 만큼 올린 게 아닐까 돌아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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