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세가격, 1년 5개월 새 '12%' 내렸다

정영희 기자 2023. 6. 20.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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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B경영연구소는 최근 'KB부동산시장 리뷰'를 발표,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 시장에선 수도권 중소형 평형 중심으로 하락폭이 둔화됐으며 전세 시장의 경우 매수세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나 여전히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분양 물량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3개월 연속 7만가구대를 유지하고 있다./사진=뉴스1
고금리 여파로 침체에 빠졌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정부가 내놓은 각종 규제완화책의 시행과 세 차례에 걸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와 전세 가격의 하락 속도가 느려지는 등 소폭 개선됐다. 다만 하락장이 장기화되면서 고점 대비 하락폭이 큰 대구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시장에 대한 매수 희망자들의 수요는 제한적인 상태다. 투자를 원하는 이들도 줄면서 주택 매매거래량도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20일 KB경영연구소의 'KB부동산시장 리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됐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낙폭이 둔화되고 있다.

5월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전월보다 0.58% 떨어졌다. 연초(-1.31%) 대비 하락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1월 -1.68%에서 5월 -0.67%로 집계되며 가장 큰 둔화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 단지 가운데 시가총위 상위 50개에 해당하는 KB선도아파트50의 매매가는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으나 여전히 고점 대비 12%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경기·인천, 비수도권의 세종에서 주택매매 가격 하락 속도가 크게 느려졌다. 면적별로는 대형 평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던 중·소형 평형의 내림세가 수그러들었으나 중·대형 평형은 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수세는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며 매매거래지수는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우위지수 또한 2분기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저점 대비 여전히 낮으며 기타지방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초 이후 기준금리(3.50%) 인상이 멈춘 상황에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올해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4.73%까지 증가한 이후 올해 1분기 4.51%까지 낮아졌다. 주택매매 가격 하락과 금리 부담 완화 등으로 매수 여력이 증가하면서 매매전망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하락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주택 전세가격의 경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둔화세가 이어졌다. 지난 1월 이후 낙폭을 좁혀 왔던 주택 전세가격은 수도권에서 가장 크게 축소했으나, 비수도권 일부에선 지속해서 가격 하락을 직면하고 있다. 대구는 공급물량 증가와 주택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7개월 연속 1%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간 내리고 있는 대구의 주택 전세가격은 고점에 비해선 약 12% 빠졌다. 월 1% 이상의 하락폭이 이어지며 향후 전세시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수도권 또한 최근 전세가격 하락 기조에서 다소 벗어났으나 경기·인천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세종은 전국에서 최장 기간 전세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그 폭도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기준 주택매매 거래량은 4만7555가구로 직전 1년 평균 대비 16.5% 증가했다. 수도권(25.3%)이 비수도권(10.5%)보다 높은 거래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4~5만가구를 유지하면서 심각한 거래 절벽은 벗어났으나 최근 10년간 월평균 거래량(7만9000가구)을 감안하면 위축된 모습이다.

투자 수요 위축으로 외지인 거래 비중이 낮은 가운데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 전체 거래량 중 관할시도외 외지인 거래 비중은 20% 초반대로 유형별로는 아파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아파트 분양물량은 약 1만4000가구로 5개월 연속 1만가구 내외의 낮은 공급 물량을 보였다. 지난해 월평균 분양물량(약 3만가구)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청약경쟁률은 전국 평균 11대 1로 알려지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10대 1을 넘어섰지만
서울과 충북(청주)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5대 1 이하에 머무르는 등 지역별로 큰 편차를 나타냈다.

지난 4월 미분양아파트는 7만1365가구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미분양아파트는 거래시장 회복, 주택 분양물량 감소 등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사업진행이 지연된 사업장에서 분양을 시작할 경우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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