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택자도 ‘3대요건’중 하나만 갖추면 종부세 돌려받는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전용 59㎡에서 5년간 살다가 작년 2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 전용 84㎡로 이사한 A씨(43)는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로 2420만원을 냈다. 원래 살던 아현동 집을 팔지 못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되는 바람에 이른바 ‘종부세 폭탄’을 맞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고 중과세하는 법안을 만든 결과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종부세법이 바뀌면서 A씨처럼 일시적 2주택자 등 일정 조건에 맞는 다주택자라면 억울하게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종부세 특례 제도’다. A씨가 환급받을 세금만 1675만원에 달한다. 국세청에 신청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지난해 종부세를 낸 다주택자 대부분이 이 제도를 모른다는 것. 전체 환급 대상자의 35%만 신청했다. 경기 침체, 부동산 거래 침체 여파 등으로 세수가 부쩍 줄어든 정부도 적극적으로 알리지는 않고 있다.
땅집고는 땅집고 앱과 홈페이지을 통해 세금·연금 알고리즘 전문 스타트업 ‘아티웰스’가 개발한 ‘다주택자 종부세 환급액 계산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계산기를 이용하면 다주택자의 종부세 환급 가능 여부, 돌려받을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무료다.
◇종부세 환급 대상은?
다주택자라고 무조건 종부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3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하면 환급받을 수 있다.
먼저, 일시적 2주택자다.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팔기 전 새로 집을 사 2022년 6월 1일 기준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다. 신규 주택을 구입한 지 2년 이내에 팔았거나 팔 계획이 있다면 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둘째, 상속으로 인해 2주택자가 된 경우다. 상속주택은 공시가격 기준 수도권 6억원 이하,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이거나 상속 지분이 40% 이하라면 기간 제한 없이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마지막으로, 지방 저가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수도권·특별시(읍·면 제외)나 광역시(군 제외) 이외 지역에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가구 2주택자다. 다만, 지방 저가 주택은 1채만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지난해 정부는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 9만2000여명에게 안내문을 보냈다. 일시적2주택 대상자는 매도 의사결정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강남 2주택자, 2500만원 환급 가능
종부세는 기본세율이 0.6~3.0%인데, 다주택자는 1.2~6.0%까지 중과세된다. 땅집고가 종부세 환급 계산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에 고가주택 2채를 보유한 일시적 2주택자는 수천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전용 59㎡(공시가격 12억5000만원)를 보유하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9㎡(19억 4000만원)를 추가로 매입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를 가정해 봤다. 이 경우 지난해 낸 종부세는 3725만원이다. 일시적 2주택 특례 적용을 받으면 2578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상속 등으로 지방 저가 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도 환급액이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59㎡를 보유한 1주택자가 충남 아산시 모종동 모종캐슬어울림1단지 아파트 전용 84㎡를 상속받는 경우를 계산해 봤다. 이 경우 지난해 납부한 종부세는 320만원인데, 특례를 적용받으면 202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방 주택이 공시가격 3억원 이하여서 특례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양정훈 아티웰스 수석자문 세무사는 “작년 기준 종부세 기본 공제액은 6억원이지만 1주택자는 11억원을 공제해주기 때문에 특례 신청만 해도 기본공제 5억원을 더 받는다”며 “특례 대상자는 연령과 장기보유공제 혜택도 놓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환급 가능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종부세 환급 계산기를 개발한 아티웰스 이선구 대표는 “지난해 9월 종부세법 개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본인이 특례 대상에 해당하는 줄 모르고 세금 폭탄을 맞은 이들이 많다”며 “환급액이 적지 않아 다주택자라면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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