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이기적인 ‘보이지 않는 손’과 따뜻한 도덕심 강조한 애덤 스미스

전효진 기자 2023. 6. 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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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아버지, 신화가 된 사상가
애덤 스미스
니콜라스 필립슨│배지혜 옮김│한국경제신문│3만원│480쪽│5월 24일 발행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이 됐다. 현대 경제학의 창시자, ‘성경’ 이래 가장 위대한 책이라고 불리는 ‘국부론’의 저자 등 그를 수식하는 말은 화려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경제학의 출발점이 되는 자본주의 핵심 개념을 만든 애덤 스미스는 사망하기 직전 다듬어지지 않은 자신의 주장들이 오해를 일으켜 ‘진리의 진보’를 지연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출간되지 않은 저서와 논문을 없애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 때문에 대중이 그를 이해할 단서가 많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 전기 작가인 저자가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을 기념해 그에 대한 자료를 집대성해 전 생애와 사상을 전반적으로 다룬 평전을 냈다.

1723년 6월 5일 포스만의 작은 항구도시 커콜디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애덤 스미스는 어린 시절 병약하게 자랐다. 스미스가 태어나기 6개월 전 사망한 그의 아버지는 아내에게 부족함 없는 유산을 남겼고 덕분에 어머니는 다른 이와 재혼하지 않고 평생 스미스 곁에서 헌신할 수 있었다. 스미스는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 자연스레 경제학 논리를 익히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머니와 함께 지역 시장을 통과하는 길을 걸어 학교로 등교했다. 이곳은 외부인과 달갑지 않은 경쟁을 피할 수 있도록 지역 상인들을 보호하는 ‘길드’의 구제 아래 운영되는 중세식 시장이었다. 스미스는 어머니와 대화하며 시장의 흥정을 구경할 기회가 많았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시장 경쟁을 통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봤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중시하면서도 자본시장의 차가움보다 인간의 따뜻한 도덕심을 더불어 강조했던 사상가로 성장하게 됐다.

이 책은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와 스미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데이비드 흄과 만남,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남긴 강의 노트,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그의 전 생애를 살펴보고 책 ‘국부론’과 ‘도덕감정론’ 속 사상을 면밀히 추적한다. 애덤 스미스는 책 ‘국부론’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자유 시장 체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가 이야기하는 자유 시장 체제는 대기업이 독과점하는 시장이 아니다. 오히려 독과점이 없는 경쟁, 그래서 더욱 효율적이고 시장을 건전하게 만드는 공정 경쟁을 의미한다. 개인의 이익 추구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이것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사회, 이 안에서 일어나는 개인의 경제적 이기심은 도덕적 한계 내에서만 허용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만 애덤 스미스를 기억한다면, 애덤 스미스가 진정으로 강조하는 이야기인 도덕을 놓칠 것이다. ‘국부론’에서 경쟁과 자유, 인간의 이기심이 사회를 움직이는 바퀴임을 말한 반면, ‘도덕감정론’에서는 인간이 결정할 때 공명정대한 관찰자(양심)를 고려해 본인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적정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마음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함께 나누는 공감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본성에 대해 강조했다.

애덤 스미스는 자유무역의 이점, 분업의 경제적 효과를 주장해 오늘날 시장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학의 기본적인 개념인 상품 가격, 이윤, 지대 등도 그의 이론 덕분에 경제학에서 유의미한 개념으로 재탄생됐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애덤 스미스의 영향력은 크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국부론’을 최고의 책으로 꼽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도덕심도 함께 살펴야 한다며 ‘도덕감정론’을 반드시 읽어야 할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는 자신의 투자 철학이 애덤 스미스에게 영향받았다고 했다. 애덤 스미스 탄생 이후 300년이 지난 지금도 경제학자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기업가와 투자자들 역시 여전히 그의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애덤 스미스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더 크고,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을 맞이한 지금, 오늘날의 우리는 과거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만 경기 침체, 노동 불안정성 등 여전히 위태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다시 한번 그의 사상을 들여다봐야 할 때가 왔다.

유동성이 쏘아 올린 최악의 인플레이션
만들어진 붕괴
데이비드 A. 스톡맨│한다해 옮김│한스미디어│2만2000원│332쪽│4월 26일 발행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가 비단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미국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예산관리실 국장직을 지낸 저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으로 인플레이션이 야기됐으며, 조만간 청구서가 날아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연준의 화폐 공급이 늘어나기 시작한 수십 년 전부터 붕괴는 예고됐다고 본다.

미국 금융 위기 200년사에서 미래 경제의 해법을 찾다
불황의 역사
토머스 바타니안│이은주 옮김│센시오│2만9000원│620쪽│5월 3일 발행


불황의 역사는 잘못된 정부 정책의 역사일 수도 있다. 1819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수십 차례의 금융 위기가 일어나면서 약 2만 개 이상의 은행이 파산하는 동안, 캐나다는 단 한 번도 주요 은행이 파산하지 않았다. 저자는 대공황을 포함해 지난 20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9개의 금융 공황을 분석, 정부의 감독과 개입이 어떻게 공황을 유발하는지 고찰한다.

전 세계 근현대 건축물 여행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을유문화사│1만9500원│492쪽│5월 30일 발행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로, 많은 자본이 드는 만큼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만 완성되는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건축물을 보면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보인다. 30개의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제시한다.

명화를 감상할 때 궁금해지는 것들
친절한 미술관
정연은│북클로스│2만2000원│376쪽│5월 18일 발행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현대미술 등에서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유명 작품들을 쉬운 언어로 소개하는 책을 냈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미술을 아우르는 현대미술은 기존 미술 장르인 회화, 조소, 판화 등에서 벗어나 소리, 촉감, 냄새, 맛 등의 요소까지 끌어들여 종합예술화하고 있다.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미술관 관람 팁도 관전 포인트다.

지방 도시를 살리는 전략과 아이디어
인구 소멸과 로컬리즘
전영수│라의눈│2만5000원│380쪽│5월 12일 발행


지난해 대한민국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8명을 기록했다.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데드크로스’를 거치며 인구는 줄고 있다.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52%가 몰려들어 지방 소도시의 인구 소멸 속도는 더욱 심각하다. 저자는 서울 구심력을 줄이고 지방 원심력을 강화하자고 주장하며 그 해결책으로 ‘로컬리즘’을 제시한다. 지자체에 맞는 ‘로컬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생존 비결
카오스 킹스(Chaos Kings)
스캇 패터슨│스크라이브너│27달러│366쪽│6월 6일 발행


월스트리트저널(WSJ) 금융 전문 기자인 저자는 금융시장 역사 속에서 짧은 기간에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들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또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 쇼크라 할 만한 2008년 금융시장의 붕괴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 과정을 매우 상세하고도 흥미롭게 서술했다. 사람들의 욕망이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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