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리품목 빼면 근원물가 3.9→4.4%…"더 오를 수도"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강진규 2023. 6. 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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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거리 음식점 앞에 메뉴 안내판이 놓여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등 관리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4.4%인 것으로 분석됐다. 원가와 임금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 압박과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스케줄 등을 감안하면 더디게 내리고 있는 근원물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가상승률 내렸지만…"근원물가 높은 수준"

한국은행은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올들어 물가는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은은 전체적인 물가 수준에 대해 "석유류를 중심으로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까지 3%포인트 하락해 3.3%까지 내려왔다. 작년 국제유가 급등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의 물가상승률 기여도가 작년 하반기 0.72%포인트에서 올 1~5월 -0.5%포인트로 축소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식료품 등의 가격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안정세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농산물은 채소와 과일 가격이 작년말부터 급상승했다가 기상여건이 안정되면서 안정세로 돌아섰다. 축산물은 정부의 한우 할인 정책, 수입쇠고기가격 하락 등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보다는 여전히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3.9%로 10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지만 정점인 작년 11월 4.3%에 비해서는 0.4%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전체 물가가 3%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낙폭이 작았다.

 정부 관리품목 빼면 4.5%

최근 25년간 3차례 있었던 각종 위기 때의 물가 흐름과 비교하면 이같은 특징이 더 두드러진다. 한은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의 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근원물가가 정점을 기록한 이후 6개월 간 낙폭이 각각 2.2%포인트, 1.5%포인트, 1.3%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의 낙폭 0.4%포인트에 비해 약 3~5배 가량 컸다. 당시는 위기로 인해 크게 올랐던 물가가 빠르게 정상화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은 서비스물가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올 1~5월 2.01%포인트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2.16%포인트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민간소비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수요 압력이 유지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고용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가격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물가는 1%내외의 낮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4.4%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 기여도는 1.66%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오히려 높아졌다. 대면활동 증가로 섬유제품 가격이 전월 대비 3.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9년 5월 4.0%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전기·가스·수도는 0.63%포인트에서 0.88%포인트로 확대됐다. 전기 요금(1월, 5월) 및 도시가스요금(5월)이 인상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근원물가 상방 리스크 크다

한은은 하반기 물가가 기저효과 영향으로 한때 2%대로 하락한 후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7~8월이후부터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큰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식량가격은 중국의 경제 회복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요동칠 수 있다고 봤다.

근원물가는 상방리스크가 다소 크다고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근원물가가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여행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용인상 압력이 근원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하반기 대중교통요금 인상,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 등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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