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 대통령, 만5세 입학·‘바이든-날리면’ 때처럼 또 남 탓”
“본인 발언 책임, 교육부 장관에 떠넘겨
국민, 신뢰할 수 있는 진실한 리더 원해”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9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교육당국에 돌리는 데 대해 “대통령이 또 남 탓을 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 대통령이) 수능을 150일 앞두고 본인의 발언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자 그 책임을 교육부 장관에 떠넘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부총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수능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이 부총리가 브리핑에서 전했다. 올해 수능이 ‘쉬운 수능’이 될 거란 해석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3시간 만에 윤 대통령 발언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였다고 정정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실은 ‘학교 수업과 공교육 교과과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벽하게 다른 말’이라고 한다”며 “도대체 뭐가 다르다는 것이냐. 이걸 해명이라고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과정에 비문학을 가르치는 <독서> 과목이 있고, 그 취지가 문해력을 길러 대학에 가서 어떤 과목이든 수업할 수 있는 이해력과 판단력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여태 몰랐단 말이냐”며 “국어 교과서가 몇 종류인지는 아는지, 대입 예고제에 따라 정부를 믿고 교육과정을 따라온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얼마나 클지 가늠이나 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예측 가능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불확실성은 경제에서도 교육에서도 최악”이라며 “‘내가 비문학 문제 내지 말라고 했잖아’ 이 한마디로 대한민국 입시가 바뀐다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제왕”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본인이 잘못해놓고 남 탓 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주 69시간 노동 때도 그랬다. 문제가 불거지니 장관 탓을 했다. ‘바이든-날리면’은 청력이 나쁜 국민들 탓을 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자신의 실수, 과오, 무지를 인정하는 데에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국민들은 진실한 리더를 원한다. 권한과 책임이 가장 막강한 대통령이 진실해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7일에도 SNS에 글을 올려 “수능을 불과 150일 앞두고 터진 대통령의 수능 발언은 수능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어 순식간에 대혼란을 초래했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대통령이 수능에 대해 뭘 안다고 앞뒤가 맞지도 않는 모순적인 얘기를 함부로 해서 교육현장을 대혼란에 빠뜨리느냐”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은 교육당국과 사교육산업이 ‘이권 카르텔’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증거라고 내놓은 게 겨우 ‘6월 모의고사’라니 헛웃음만 나온다”며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국가공무원들과 민간인들을 함부로 모욕하면 그건 불법적인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을 기대했다. 그런데 지난해 만 5세 취학 폭탄, 이번엔 수능 폭탄으로 혼란만 야기했다”며 “둘 다 대통령이 자초한 리스크”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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