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6] 레트로 열풍
지난 세기말 이후 ‘레트로’는 이제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 있어서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본질적인 경향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것도 가장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Z세대에 있어 더욱 그렇다. 이 세대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유행하고 흘러가버린 것들이 이들 세대의 감수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현상을 아예 ‘뉴트로(newtro)’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가까운 일본에선 쇼와 시대(1926~1989년)에 유행했던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다시 편의점에 등장하고, 그 시절의 감성이 담긴 카페에서 주인장이 손수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는 이른바 ‘준킷사(純喫茶)’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버블 경제 시대였던 이때 유행했던 한없이 경쾌한 시티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음악 산업 내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완전히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한 LP 시장은 2021년에 이미 피지컬 음반 시장에서 CD를 누르고 1위로 복귀했다. CD가 음반 시장의 왕자로 떠오른 1987년 이후 34년 만의 복귀다. 모바일에 기반한 디지털 음원 시장이 세상을 통폐합한 지 오래인데 비싸고 손 많이 가는 LP가 웬 말이냐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LP의 주력 구매자층이 기존의 LP 경험자층이 아니라 태어날 때 LP라는 것을 구경도 못 해본 Z세대라는 사실이다.
디지털은 소유 없이 소비한다. 깔끔하다. 플레이리스트에 올려 놓았다가 지겨워지면 삭제하면 그만이다. 복고의 욕망은 불편하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물질성의 소유를 경험하고자 한다.
에티오피아계 캐나다인 더 위켄드는 20세기 마이클 잭슨의 뒤를 잇는 당대의 수퍼스타가 되었다. 그의 가장 큰 매력은 복고의 바탕 위에 설계된 인간적인 편안함이다. 가령 대륙과 인종, 세대를 넘어 폭발한 이 노래의 말미엔 놀랍게도 FM 라디오의 DJ로 분한 배우 짐 캐리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당신이 영원히 천국의 집에 머물기 전에/30분만 슬로 템포의 노래를 편안하게 들어보세요(But before you dwell in that house forever/Here’s thirty minutes of easy listening to some slow tra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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