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효과’처럼 헷갈리는 한국 경제 [만물상]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현재 세계 경제가 ‘모나리자 효과’로 헷갈린다고 한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는 언뜻 보면 미소를 짓지만, 다시 보면 사라지거나 우울한 표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모나리자의 미소에 83%의 행복, 9%의 혐오감, 6%의 두려움이 담겨 있다고 한다. 다빈치는 ‘스푸마토’ 기법을 통해 윤곽을 30번 이상 덧칠해 연기처럼 흐려지는 효과를 냈다. 다빈치는 의도적으로 모호한 효과를 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는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가고 있다.
▶올해 경제 전망은 극과 극을 오간다. 전미실물경제협회가 올 초 전문가 48명에게 취합한 올해 미국 성장률은 -1.3%~1.9%까지 퍼져있다. 국제 투자은행들의 한국 경제 올해 전망치도 -1.3%~2%로 벌어져 있다. 어떤 전문가는 경제 쇼크가 올 것이라고 보는데, 다른 기관은 견조한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IMF의 최근 경제 전망 보고서엔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작년 보고서에 비해 60배나 많이 등장했다고 한다. 경착륙·연착륙을 넘어 아예 경제 침체가 없는 무착륙(no landing)이 올 수도 있다고 낙관하다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소식 같은 게 터지면 제2의 리먼 쇼크를 우려하면서 널을 뛴다.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쇼크, 미국의 40년 만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이 지난 3년 동안 일어났다. 기존 경제 지표 관계에 큰 교란이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각국 중앙은행들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인플레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뒤늦게 급발진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일본과 스위스를 빼곤 기준 금리가 가장 낮은 한국은행도 향후 금리를 놓고 살얼음판을 걷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8일 “경제적 어려움이 터널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석 달 전만 해도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 모두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고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실물 지표가 다소 개선된 것도 있지만, 애매한 신호 속에서도 경제 심리를 살리려는 희망도 담았을 것이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은 경제학자들이 한편으론(on the one hand) 이렇고, 다른 편으론(on the other hand) 저렇다고 말하는 것에 질려 ‘한 손만 가진 경제학자’는 없냐고 했다. 그러나 예측불가의 경제에선 큰소리치며 일도양단식의 해법을 내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경제에 묘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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