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명 접속하고 40만명 현장 몰렸지만…쓰레기 하나 없는 품격

정주원 기자(jnwn@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2023. 6. 18. 20: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BTS 10주년 기념일, 모두 위한 축제로
여의도 보랏빛 물들이고 화려한 불꽃쇼
인파 몰렸지만 질서정연, 사고없이 끝나
BTS “함께 해준 10년 팬들 감사하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팬들고 만난 BTS의 RM. 사진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까만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불꽃처럼, 아무것도 없었던 저희의 밤을 함께 밝게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꽃쇼 중 멤버 정국 내레이션)

K팝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7일 서울 밤 하늘에 화려한 불꽃쇼를 수놓으며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를 성대하게 장식했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하이브와 서울시가 협업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개최한 ‘BTS 페스타’의 일환이다. 서울의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한강공원 주변에는 BTS 팬 ‘아미’를 비롯해 40만 명의 인파(주최 측 추산)가 몰렸다. 북적였던 와중에도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고, 팬들이 떠난 자리도 쓰레기 없이 깨끗해 성숙한 팬심과 시민의식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최 측에서 공원 내에 쓰레기를 모을 수 있는 대형망과 안내 표지판을 다수 설치했고, 팬들은 행사 후 “쓰레기를 같이 줍자”며 자발적으로 주변 정리에 나섰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은 여의나루역부터 원효대교 너머까지 하루 종일 북적였다. 공원 곳곳에 BTS 멤버들의 무대 의상과 지난 10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물, 스티커 타투·네컷 사진 등의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팬들은 땡볕에서 대기 3시간이 넘는 긴 줄을 서면서도 질서정연하게 멤버들의 자필 메시지를 확인하고 기념 사진을 남겼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서 팬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BTS 뮤직비디오 등을 상영하는 라이브 스크린 앞 잔디밭도 일찌감치 팬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본싱어’ ‘피 땀 눈물’ ‘DNA’ 등 전광판에 나오는 BTS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 췄다. BTS 상징색인 보라색의 모자, 부채, 양산, 미니 선풍기 등으로 더위를 피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변 상점도 ‘BTS 특수’를 맞아 보라색 현수막 등을 내걸었다.

대전에서 KTX를 타고 열세 살 딸과 함께 온 이 모씨(49)는 “딸이랑 둘 다 BTS를 좋아한다. 노래 가사가 너무 좋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가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뷔 초부터 팬이라는 직장인 정 모씨(34)도 “밑바닥부터 성장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감동을 받았고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 후에도 팬들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서 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BTS의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주듯 해외 팬들도 많았다. 주최 측 추산 이날 한강공원을 찾은 외국인은 12만 명에 달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일본에서 왔다는 나루미(22)는 “날씨가 덥지만 팬들이 모여서 10주년 축하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팬들이 모여서 응원하고 여러 체험을 하는 것 모두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영국인 케이시(20)도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BTS를 많이 좋아한다”며 “한국에 공부하러 왔을 때 이런 행사가 열려 기쁘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어로 또박또박 “BTS 화이팅, 사랑해요”라고 팬심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BTS 리더인 멤버 RM은 직접 아미와 대면하는 특별 무대를 진행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라는 제목의 ‘보이는 라디오’ 를 통해서다. 응모를 통해 선발된 아미 3000명이 별도로 마련된 특설 무대에서 직관했다.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방영된 생중계는 실시간 누적 접속자 6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멤버 진·제이홉은 군 복무 중이고, 슈가는 세계 투어 콘서트를 위해 싱가포르에, 정국은 개인 활동차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어 RM이 대표로 무대에 선 셈이다. 멤버 태형과 지민은 국내에 있지만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현장 방문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서 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RM은 라디오 DJ로 변신해 사전에 응모 받은 사연을 읽어주는 코너 등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정국과 뷔는 전화 연결로 팬들에게 “보고 싶다”며 안부를 전했다. RM은 또 솔로곡 ‘페르소나’와 ‘들꽃놀이’ 공연도 선보였다. 그는 “앞으로 15주년, 20주년에 무슨 감정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아미 여러분을 늘 사랑하고 감사하고 있을 거란 사실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는 “내년 이맘때는 가장 먼저 입대한 진 형이 복귀해 든든하게 자리를 채워줄 것”이라고 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개최된 ‘BTS 10주년 페스타’ 불꽃쇼. 사진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BTS는 매년 개최해온 데뷔 기념 행사를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축제 형태로 열었다. 지난 12일부터 전국에서 옥외 광고·보랏빛 조명 이벤트를 25일까지 진행 중이다. 전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30분간 진행된 여의도 불꽃쇼였다. BTS의 ‘다이너마이트’ ‘아이돌’ ‘불타오르네’ 등 히트곡에 맞춰 화려한 불꽃이 쉴새없이 터졌다. 팬들은 “기대 이상의 규모라 깜짝 놀랐다” “10주년을 축제로 만들어줘서 더 뜻깊고 자랑스럽다”는 평을 전했다.

불꽃쇼 전후 인파가 몰리며 공원 일대와 여의나루역 출입이 때때로 통제되기도 했지만 소방당국 등에 보고된 사고는 없었다. 이날 공원 내에는 도보 혼잡도를 줄이기 위한 일방통행로와 안전관리구역 등이 설치됐고 현장 질서유지와 인근 도로교통 안내 전담 경찰 700여 명과 서울시 교통관리 요원, 주최 측 안전요원도 배치됐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