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리그] '커리어 첫 우승' 민태환, "형들의 경험과 노하우 덕"

엘리트 민태환.

엘리트의 민태환이 우승 소감과 함께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민태환이 18일 서울 강남구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23 피파온라인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1 2라운드 개인전 결승에서 광동 프릭스의 최호석을 3대2로 제압했다. 풀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경기 끝에 승리한 민태환은 프로게이머 커리어 첫 우승에 성공했다. 엘리트는 민태환의 개인전 우승과 함께 팀전 점수 12점을 추가하며 kt 롤스터를 넘고 팀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민태환은 "사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우승이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리그에 잔류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16강 진출하고 어렵사리 8강, 4강, 결승에 간 끝에 우승까지 해서 얼떨떨하다. 그래서 우승한 기분이 아직은 들지 않는다. 조금 시간이 지나 봐야 알 것 같다"는 말로 우승 소감을 먼저 전했다.

그가 자신의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던 것처럼 많은 팬들 역시 민태환을 우승 후보로 보지는 않았다. 기존의 강자인 곽준혁과 최호석 등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태환은 '미라클런'의 가까운 행보를 보이며 결승까지 간 끝에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피파온라인4 버전의 '중꺾마'였다. 그는 지난 3월 열렸던 EACC 한국 대표 선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이를 갈았음을 설명했다.

민태환은 "한국 대표 선발전의 방식이 지목제였다. 저희 팀의 1번 주자가 패하면 상대가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인데, 그 지목을 다 저만 당했다. 어떻게든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나갔는데, 거의 다 졌다"며 "엘리트에 와서 1인분이라도 해야하는데 어떻게 하면 밥값이라도 할까 하는 생각에 이번 리그 전에는 연습량도 늘리고 다른 프로게이머들 영상 많이 찾아보면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연구했다"고 이야기했다.

엘리트는 피파온라인 무대의 오랜 강팀이었다. 리브 샌드박스 시절부터 강자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에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민태환의 개인전 우승으로 팀전까지 우승하면서 '명가 재건'의 꿈을 이뤘다. 민태환은 많은 우승을 했던 형들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팀전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민태환은 "저희 형들의 우승 경험이 피파온라인4 모든 프로게이머 커리어를 통틀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형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번 리그는 우승이라는 생각보다는 1인분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형들의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 결승까지 오면서 그런 경험과 노하우를 제가 잘 들어서 우승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는 말로 팀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서 민태환은 단단한 수비의 비결 역시 팀 동료의 도움이 컸음을 전했다. "저희 팀이 따로 모여서 연습하지는 않는데 제가 흡수력이 빠르다. 대회에서 (원)창연이 형 플레이를 보고 어떻게 하면 나에게 잘 맞고 흡수가 잘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변)우진이 형도 사이드 수비를 비롯한 기본적인 수비를 알려줬고, (차)현우 형도 상대의 약점을 잘 파악해서 수비를 하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해줬다. 형들에게 많이 배워서 수비가 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민태환의 개인전 우승과 함께 팀전에서도 정상에 선 엘리트는 오랜만에 EACC 무대에 나선다. 민태환은 "저도 EACC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형들이 경험이 많다. 이번 한국 리그에서는 제가 했는데, 국제대회에서는 형들이 연습 열심히 해서 저를 우승시켜주면 좋겠다"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EACC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이 워낙 많은 엘리트 팀에 오고 나서 한국 대표 선발전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 크게 실망했을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형들 보필해서 EACC 나가고 싶었는데 운이 좋아서 나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EACC 때는 더 나은 경기력으로 찾아뵙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