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5년만의 訪中···'가드레일' 접점 찾는다

베이징서 친강 외교부장 회담
19일 시진핑과 만남 가능성도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부 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만나 함께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현직 미 국무장관으로는 약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19일까지 중국 외교 라인 주요 인사는 물론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만나 양국 갈등 국면 해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2월로 예정됐으나 미중이 ‘정찰풍선’ 갈등을 빚으면서 연기된 지 4개월 만에 성사됐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교 수장의 첫 방중이자 최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국 외교장관 회담과 실무 만찬을 연이어 진행했다. AP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19일 중국 공산당 외교 수장인 왕이 외사공작위원회 주임과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두 나라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과 친강 외교부장 간 미중 외교장관회담에는 양국 외교 라인의 상대국 담당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회담의 중요성을 반영했다. 양측에서 각각 9명씩 나온 회담에 미국 측은 국무부뿐 아니라 백악관 대중국 업무 담당 핵심 인사들도 참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16일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방중 의미를 설명했다. AP는 19일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유세차 필라델피아로 이동하는 도중에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몇 달 내 시 주석과 다시 만나 양국이 어떻게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과 회담을 하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초청하고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2차 정상회담 관련 의사 교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중국으로 향하기 전 한국·일본 외교수장과 연쇄 통화하며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