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소희’ 없도록…ILO 도제식 교육 노동권 보장 권고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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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ILO)가 직업교육 훈련생이나 견습생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양질의 도제제도에 관한 권고문'을 새로운 국제 기준으로 채택했다.
도제제도는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실무 역량을 기르는 직업 교육 방식이지만, 국내에선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등이 '저임금 단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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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현장실습 비극]

국제노동기구(ILO)가 직업교육 훈련생이나 견습생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양질의 도제제도에 관한 권고문’을 새로운 국제 기준으로 채택했다. 도제제도는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실무 역량을 기르는 직업 교육 방식이지만, 국내에선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등이 ‘저임금 단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현장실습 정책에 국제 기준을 반영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노동기구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11차 총회에서 ‘양질의 도제제도에 관한 권고문’을 찬성 468명, 반대 1명, 기권 6명으로 가결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직업과 직무능력 불일치 문제가 나타남에 따라 교육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도제제도(Apprenticeships)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도제제도에 참여하는 견습생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없애고 안전·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노동 기준 수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져왔다.
권고문을 보면 △장시간 노동 규제 △휴일근로 시 적절한 보상 지급 △업무 관련 질병 발생 시 보상받을 권리 강화 △분쟁(고충) 해결을 위한 창구 마련 △사회보장제도 적용 △유급 출산휴가·육아휴직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노사정이 견습생의 견습 기간, 프로그램 등을 정하는 데 협의하도록 했다.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견습생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이를 노사정이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명시한 (권고문) 대목이 주목할 만하다”며 “우리나라에선 현장실습생을 전담하는 부처가 교육부인지 고용노동부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기준은 회원국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협약’이 아닌 ‘권고문’으로 채택됐다. 이승윤 교수는 “권고문이라 구속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회원국이기 때문에 권고문을 받아들여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장도 “견습생과 관련해 나라마다 지침이나 개별법이 있지만 국제적인 기준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현장실습생 노동권 보장 수준은 국제노동기구 권고문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근로기준법 적용 조항을 일부 넓혀 현장실습생을 폭행이나 강제근로,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보호하자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직촉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긴 했지만, 그나마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실적 압박 등을 호소하며 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홍수연양의 비극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다음 소희>가 반향을 일으키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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