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떠난 '흉부외과의 별'…前 의협회장 "유능한 의사의 비극"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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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흉부외과의 별'이 졌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덤프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 전 의협회장은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서도 주 교수에 대해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그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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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수술 사망률 5분의 1로 낮춘 인재" 추모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흉부외과의 별'이 졌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덤프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뉴시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덤프트럭 운전자 60대 후반 남성 A씨는 우회전 중,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주 교수를 치고 지나갔다. 주 교수는 이 사고로 사망했다.
이날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노 전 의협회장은 "그는 새벽까지 대동맥 응급수술을 마친 후에 잠깐 집에 다녀갔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나오는 길에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노 전 의협회장의 학교 2년 후배, 의국 1년 후배라고 한다.
노 전 의협회장은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서도 주 교수에 대해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그를 회고했다.
노 전 의협회장이 공개한 그와의 마지막 카카오톡 대화는 2년 전이었다. 이 대화방에 따르면 주 교수는 노 전 의협회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수술장을 나서다가 수술환자의 출혈이 많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며 다음 약속을 기약했다.
노 전 의협회장은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애도했다.
주 교수는 1998년부터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로 근무했고,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센터 소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동맥연구회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2월, 서울아산병원 주석중 교수를 비롯한 전담팀은 앞서 21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365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성공률은 97.8%, 수술 사망률(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이 종전의 5분의 1수준으로 낮췄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제 급성대동맥박리학회(IRAD)가 발표한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평균 80~85%)을 월등히 앞서는 결과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흉부외과 학회 중 하나인 유럽심장흉부외과 학회에 실렸다.
당시 주석중 교수는 "과거에는 쇼크 상태의 환자나 대동맥 손상 범위가 넓은 환자는 수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위험 환자들을 제외하지 않고 수술했음에도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었다"며 "이는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 의료진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해 트럭 운전자 A씨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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