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늙고 싶다" 이도현의 30대가 기대되는 이유 [인터뷰]

허지영 기자 2023. 6. 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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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도현 /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서울경제]

배우 이도현이 20대 후반의 남자 배우라는 현재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늘 성장과 도전을 추구하는 그의 태도에서는 삶과 연기에 대한 진솔한 열의가 느껴졌다.

이도현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고 기자들과 만나 작품과 커리어, 가치관 등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쁜엄마'를 찍기 전에는 한 작품이 끝날 때쯤 다음 작품에 들어가서 제가 맡은 역할을 보내주는 데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그러나 '나쁜엄마'는 사전제작으로 끝났고, 그 뒤로 작품을 하지 않고 있다 보니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어요.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여유롭게 제 작품도 보고, 캐릭터 강호도 보내주는 중입니다."

배우 이도현 /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이도현의 말처럼 그는 오래 쉬어본 적이 없다. 그는 '소처럼 일하는' 20대 남배우 중 한 명이다. 2017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한 그는 2018년 JTBC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등으로 이름을 서서히 알리다 2019년 tvN '호텔 델루나'로 인지도를 넓혔다.

이후 2020년 JTBC '18 어게인',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2021년 KBS '오월의 청춘', tvN '멜랑꼴리아'를 거쳐 올해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와 드라마 '나쁜엄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이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이도현은 '부모님'을 언급했다.

"부모님이 너무 열심히 사셨고, 일을 그만두신 지도 얼마 안 됐어요. 20년 동안 제 꿈 하나 이뤄주시려고 일하셨던 분들이에요. 그런 분들을 보며 자라왔다 보니 일중독이 된 것 같기도 해요. 그렇지만 일단, 재미있으니까 계속하는 마음이 커요, 매번 새로운 도전, 새로운 역할, 새로운 직업,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이 작업이 소중하고 행복해요."

배우 이도현 /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이도현은 본인을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 도전을 즐기는 성향에, 쉽게 풀어내기 어려운 배역에 매력을 느낀다는 게 이유다.

"도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어려운 배역을 선택하는 것 같기도 해요. '나쁜엄마'도 도전이었죠. 사실 세상에 쉬운 게 어디 있겠느냐마는, 어려워야 재밌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에요. 숙제가 많아야 재밌고, 할 게 많아야 재밌게 느껴져요. "

이도현은 국내 20대 남배우 중에선 단연 개성 있는 마스크와 출중한 연기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도현은 여전히 칭찬을 어색해하고, 아직까지 모자란 게 많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제가 저에게 좀 박한 것 같아요. 칭찬을 잘 못 받아들이고, 스스로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 잠을 자고 일어나도 너무 많이 잔 것 같다 싶으면 무조건 밖에 나가야 하고, 뭐라도 활동해야 '오늘 하루 게으르게 살지 않았다'라는 주의예요. 좀 피곤한 스타일이죠. 그래도 지난 4~5년 동안 저에게 너무 모질게만 대한 것 같아서, 요새는 저에게 칭찬을 많이 하려고 해요."

배우 이도현 /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곧 30대를 맞는 이도현의 배우 인생에는 어떤 변화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도현은 '무엇이든 자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아쉬운 건 너무 많다'고 특유의 겸손함을 함께 드러냈다.

"하고 싶은 건 되게 많고, 다 자신 있어요.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도 '못할 것 같다'는 말을 거의 안 해요. 저는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무슨 작품이 주어지든 일단 해봐요. 부딪혀 봐야 깨질지 아닐지 아니까요."

인터뷰 말미, 이도현은 더 깊은 연기를 위해 '빨리 늙고 싶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배우 이도현 /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나이 든 이도현'은 확실히 기대된다. 성숙해졌을 외면과 내면만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도전에 대한 열의와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은 지금의 눈빛만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제 연차에서 자부할 수 있는 건 없고 아쉬운 것도 너무 많아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빨리 크고 싶어요. 빨리 서른이 넘어가고 싶어요. 제가 20대 후반에 애매하게 걸쳐 있는 것 같거든요. 서른 넘었을 때의 제 모습이 궁금해요. 빨리 늙고 싶어요. 신하균 선배님처럼 예쁘게요, 하하."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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