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단원들, 안무가로'…KNB 무브먼트 시리즈 8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립발레단 단원 7명이 안무가로 변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7월1~2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KNB 무브먼트 시리즈 8'을 무대에 올린다. 새로운 안무가를 육성하고 국립발레단만의 레퍼토리를 제작, 보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강수진 단장 겸 예술감독 취임 이듬해인 2015년 시작돼 올해로 8회를 맞은 이 시리즈를 통해 현재까지 56명의 안무가들이 52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해적' 재안무를 통해 세계무대에 진출한 송정빈,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강효형 등이 이 시리즈를 통해 발굴됐다. 올해는 강효형·김재민·김준경·선호현·이영철·이하연·정은영등 7명의 안무가가 참여해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신선한 무대를 선보인다.
강수진 예술감독은 "조금은 미흡하고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이 '해적', '돈키호테' 같은 대한민국 고유 레퍼토리의 탄생과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이는 귀중한 한 걸음걸음이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고 박수를 쳐주고, 기쁜 마음으로 조언해 준다면 그에 힘입어 더욱 좋은 작품, 더욱 훌륭한 안무가가 탄생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올해 'KNB 무브먼트 시리즈 8'에서는 3명의 무용수가 안무가로 데뷔한다.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여러 무대에서 다양한 군무 역할들로 활약하며 올초 내부승급을 이룬 김재민은 안무 데뷔작 '세상 끝에서'를 선보인다. 6명의 무용수가 각자의 세상 끝에 다다르게 되는 순간 마주하는 나의 모습을 무대 위에 그려낸다. 김재민은 "처음 해보는 안무가 어렵고 힘들지만 상상하던 그림들이 눈앞에서 현실로 그려질 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백조의 호수' '광대', '지젤' '패전트 파드되' 등 안정감 있는 테크닉과 개성 넘치는 움직임으로 여러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해내고 있는 김준경도 안무가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다. '노을'은 두 남녀의 사랑이 눈부신 노을처럼 뜨겁게 불타올랐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2일간 각각 다른 두 커플이 서로만의 사랑의 감정을 연기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지젤'에서 생애 첫 '투윌리'로 데뷔하며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하연도 이번에는 안무가로 나선다. 'Étude du bonheur'는 안무가가 춤을 추며 느끼는, 그녀의 자리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행복'의 순간을 춤으로서 나타낸 작품이다. 이하연은 "마음 가득히 설렘을 안고 소중한 무용수들과 항상 즐겁게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함께 무대에 오를 무용수들과 함께하는 순간에 대한 행복감을 내비쳤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안무작을 발표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안무가들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솔리스트 강효형은 작품 '활'을 선보인다. 단단하지만 유연하고 생명력과 공격성을 동시에 갖춘, 상반된 에너지를 품고 있는 이중적 성격의 '활'에 대한 안무가의 느낌을 그녀만의 강렬한 움직임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강효형의 가장 큰 특색이자 특기인 국악 연주와 어우러지는 움직임의 표현이 이번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 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수석무용수 출신 지도위원 이영철은 '예술과 인공지능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담은 작품 '피지컬 씽킹+AI'를 선보인다. 인간의 창조력과 인공지능의 능력이 만나 무용예술의 경계가 확장되는 현시대에서, 인공지능이 예술적 표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다룬 실험적 작품이다.
정은영은 지난 'KNB 무브먼트 시리즈 7'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해 이번 무대에서 두 번째 작품 '어둠'을 발표한다. 지난해 발표한 '억압(抑壓)'의 전편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인간의 삶 이면에 숨겨진 내면의 어둠을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모던한 움직임이 강점인 정은영의 시원시원하고 감각적인 움직임이 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선호현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발레로 표현한 'All's good (얼씨구!)'를 선보인다. 우리나라 추임새인 '얼씨구'를 영어로 표현한 작품명으로, 한국 전통예술인 처용무, 사물놀이, 사자춤을 스파르타쿠스의 작곡가인 '하차투리안'의 음악에 맞춰 표현했다. 클래식 음악과 우리나라 전통의 흥이 어우러져 신선한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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