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 세상엔 수많은 ‘정’이 있다 (레이스)[인터뷰②]

이유민 기자 2023. 6. 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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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정 사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정해진 답은 없어요. 세상엔 사실 답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레이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배우 김정이 13일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경향신문 본사에서 스포츠경향을 만났다.

지난 10일 첫 공개된 ‘레이스’에서 지은정 팀장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쏟아졌다. 그의 칼 같은 대사 전달력과 표현력은 수많은 연극 무대 경험 덕분이라고.

김정은 2007년 연극 ‘여관집 여주인’으로 데뷔했다. 그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로테르담’를 꼽으며 “배우로서 보람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했다.

“제일 첫 장에서 제가 애인한테 ‘나 남자인 것 같아’라고 하면서 시작해요. 제가 맡은 배역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남자라고 정체화하는 역할이었어요. 관객분들도 너무 좋아해 주셔서 더 기억에 남아요.”

트랜스젠더라는 독특한 역할을 어떻게 공부했냐는 물음에 그는 “‘공부’라고 하는 것도 그분들께는 실례가 될 수 있다”며 소신을 전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연기할까 봐 일부러 공부하지 않았어요. 이 역할과 내가 맞닿는 지점을 연기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에게 진실은 ‘나는 남자다’라는 것이었어요. 남들이 뭐라고 하든, 세상이 뭐라고 하든, 나에게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배우 김정 사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드라마 출연작이었던 tvN 드라마 ‘홈타운’에서 매력적인 사투리를 선보인 그는 놀랍게도 ‘서울 토박이’라고 했다.

“고향은 서울이고요. 사투리 연습을 진짜 많이 했어요. 부산 출신 친구에게 녹음해달라고 해서 연습을 했는데 음이 캐치가 안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굉장히 고생했죠.”

카메라 앞 연기가 처음이었던 그는 ‘홈타운’을 촬영 당시 많은 동료 배우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배우 한예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제가 되게 겁을 먹은 상태에서 한예리씨가 ‘그냥 (연기)하면 알아서 잘 찍어주시는데요’라고 말해줘서 저에게 큰 힘이 됐어요.”

배우 김정 사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제공.



학창 시절 ‘터미네이터2’에 출연한 린다 해밀턴의 여전사 이미지를 동경했다는 그는 지금도 ‘여전사 김정’을 꿈꾼다.

“여전사 이미지를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어요. 주도적으로 사는 사람을 동경했거든요. 어려운 시기가 있을 때도 ‘어떻게 하면 주체적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인물에 끌리더라고요.”

배우로서는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소피 마르소 주연 영화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감명받아서 배우를 꿈꾸게 됐어요. 흔한 말이지만, 결국은 위안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를 하면서 ‘정해진 답은 없다’라고 생각했죠. 세상엔 사실 답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장르도 역할도 상관없어요. 우리 모두를 품어주는 이야기,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그 안의 어떤 역할이든 다 좋아요.”

이유민 온라인기자 dldbals525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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