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전세 살지?”...등기부등본 떼보고 왕따시키는 강남 초딩들
전세 이유로 왕따 당해 이사 가기도
“부모 행태 따라하는 아이들 씁쓸”
A씨는 “엄마들이 자녀 친구들 집 등기부등본을 다 떼보고 같이 놀 친구인지 아닌지 정해줄 정도”라면서 “1등급은 빚 없는 자가, 2등급은 빚 지고 산 자가, 3등급은 전세라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이긴 하지만, 극성 부모를 따라 ‘강남 초딩’들이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보고 친구를 가려사귀는 세태마저 나타나고 있다. 돈과 사회적 지위를 모두 갖춘 집안의 자녀와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한 부모의 비뚤어진 애정이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왕따’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B씨는 전세라는 이유로 아이가 왕따를 당해 다른 동네로 이사갈 수 밖에 없었다. B씨는 여유롭지 않은 가정형편에도 아이를 소수정예 학원에 보내기 위해 강남구로 무리해 이사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아이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고 해서 학원에 찾아갔다가 기가 막히는 소리를 들었다. 아이들끼리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B씨가 전세 산다는 것을 확인한 뒤 B씨의 아이를 따돌렸다는 것이다.
B씨는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야 했다”면서 “엄마들이 등기부등본을 떼는 것을 옆에서 보고 배우게 되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강남지역 엄마들 사이에서는 등기부등본 확인은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진다. 강남맘카페에서는 회원 가입조건으로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한 등기부등본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한 인기 강남맘카페에는 “등기부등본 확인 절차가 있어서 이사 후에 가입 시도하셔야 해요”, “이사 와서 서류 보내도 가입 기간이 계속 연기 돼 거의 가입 불가더라고요.”라는 게시물들이 올라와 있다.
강남에 자녀를 둔 또 다른 C씨 또한 부동산으로 등급을 매기는 ‘강남초딩’들의 이런 세태에 혀를 찼다.
C씨는 “브랜드 아파트를 ‘자가’로 가지고 있어야 놀림 신세를 면하던 시대도 지났다”면서 “이제는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아파트 값이 얼마인지, 몇 평인지 등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공정주택포럼 대표)는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상에서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쉽게 악용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인증 절차 등을 거치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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