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PC 대신할 돌파구는 ‘콘솔’”… 토종 게임사, 中 대안으로 서구권 공략 잰걸음

이소연 기자 2023. 6.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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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판호 불확실성에 콘솔 게임으로 눈 돌리는 韓 게임사
콘솔 게임 시장, 모바일게임 다음으로 커
네오위즈 ‘P의 거짓’ 등 기대작 대거 출격 대기
네오위즈의 신작 'P의 거짓' 포스터./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의 신작 ‘P의 거짓’ 데모 버전이 공개 3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지난 12일 기준)을 돌파하면서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수상하는 등 한국 콘솔게임으로서 새로운 장을 열지 주목된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의 신작 ‘P의 거짓’이 올 9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올해 다수의 콘솔 기반 게임이 국내 게임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미국,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 인기인 콘솔 게임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중국 수출길이 사실상 요지부동인데다 기존 모바일·PC게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콘솔 신작 도전하는 韓 게임사

P의 거짓은 국내 게임사들이 집중했던 모바일게임이 아니라 PC와 콘솔 게임(비디오게임)용 역할수행게임(RPG)이라는 점에서 이단아와 같은 존재다. 다른 이용자와 함께 경쟁·협력하는 이용자 대 이용자(PvP) 게임이 아니라, 이용자 혼자 하는 싱글플레이 게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L을 PC와 콘솔에서 모두 플레이 가능한 게임으로 선보인다. TL은 PC 기반 리니지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성장한 엔씨소프트가 10여년의 개발 끝에 선보이는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이다.

넥슨 역시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를 오는 28일 정식 출시한다. 넥슨은 앞서 2018년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 게임의 원형을 모바일게임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PC와 콘솔을 지원하는 게임으로 고도화했으며, 지난해 지스타에서 닌텐도에서 플레이 가능한 형식으로 대중에 선보였다.

국내 게임사들은 그간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 1월 발행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51억4000만달러로 모바일게임(1002억3400만달러)에 이어 2번째로 크다. PC 게임 규모가 372억4300만달러라는 점에서도 콘솔 시장의 중요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게임이 콘솔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7%에 불과하다. 반면 PC게임과 모바일게임은 한국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각각 13.2%와 10.6%를 차지하고 있다.

17일 오후 1시 30분, 지스타 2022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관람객이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 불확실성 큰 중국 대신 북미·유럽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중국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잠재력이 큰 서구권 중심의 콘솔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게임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34.1%로, 한한령 이후에도 북미(12.6%), 유럽(12.6%), 일본(10.5%)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2017년부터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발급 일정 등으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2017년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하자 보복성 조치 중 하나로 판호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12월과 올 3월을 시작으로 일부 국내 게임에 판호를 발급했지만, 최근 한·중 관계 악화로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솔 시장에서 북미와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82.9%에 달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콘솔 게임으로 시장을 확장을 하는 것도 국내 게임사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구독형 게임서비스를 통해 콘솔 게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연례 게임 발표회 엑스박스 게임즈 쇼케이스를 개최하면서 스타필드 등 신작 25종을 공개했다. MS의 게임 구독상품인 엑스박스 게임패스(월 9.99달러를 지불하고 자유롭게 플랫폼 내 게임을 할 수 있는 상품)를 통해 플레이가 가능하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역시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탑재됐는데, 이는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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