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고수되기] ‘이모티콘 만들기’ 번뜩이는 아이디어 있다면 그림솜씨 어설퍼도 괜찮아요

박준하 2023. 6.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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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고수되기] (21) 카카오톡 이모티콘 만들기
자신만의 캐릭터 구상해 아이디어 스케치
타깃층 먼저 설정하고 뚜렷한 특징 담아야
그림판이나 유료 앱 ‘프로크리에이트’ 활용
완성작품은 카톡 이모티콘 뷰어로 테스트
“낙서하기 좋아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이모티콘 창작자 1만명 시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모티콘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사진은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 ‘프로크리에이트’로 그린 기자의 ‘하찮은 호랑이티콘’ 시안. 호랑이 캐릭터가 “안녕” 하며 인사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박신희 작가(왼쪽)가 기자에게 요새 인기 있는 이모티콘을 노트북으로 보여주고 있다.

 

메신저를 하면서 이모티콘을 안 써본 사람이 있을까. 이모티콘이란 온라인 세상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말을 의미한다. 이모티콘을 이용하면 딱딱한 텍스트 대화도 부드러워진다. 때론 미처 하지 못한 말을 그림으로 함축해 전달하기도 한다. 2021년 기준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만 7000억원대 규모라고 한다. 이모티콘 창작자도 1만명 이상일 정도로 성장했다. 이번 호에선 인기 이모티콘 작가인 박신희씨에게 경기 수원의 한 스튜디오에서 이모티콘 만드는 법을 배워봤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뷰어 웹사이트에서 테스트해본 기자의 이모티콘 시안.

◆첫째도, 둘째도 아이디어=박 작가는 ‘하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하루’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오늘 하루도 힘내’ ‘오늘 하루는 사랑할꺼야’ ‘너만을 응원하는 구르미’ 등이 있다. 그의 캐릭터 하루는 하얗고 동글동글한 형태로 척 보기에도 깜찍하다.

“하루 작가님,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하루 만에 만들 수 있을까요?”

“이모티콘은 아이디어 싸움이라서 얼마만큼 시간을 들여야 하는지 공식은 없어요. 잘 그렸다고 꼭 잘 팔리는 것도 아니죠. 그림도 그림이지만 감정 전달이 중요하거든요.”

이모티콘 만들 때 가장 먼저 할 것은 아이디어 스케치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간단하게 구상하는 것이다. 캐릭터를 정할 땐 특징과 매력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 ‘타깃’ 고려는 필수다. 내 이모티콘을 어떤 사람들이 쓰면 좋을지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가령 회사원들에게는 ‘퇴근’과 관련된 이모티콘이 인기다. 아이돌 팬들 사이에선 좋아하는 아이돌로 만든 이모티콘이 환영받는다. 이제 막 아이를 낳은 신혼부부를 위한 ‘육아티콘’도 반응이 좋다. 막무가내로 그림부터 그리는 것보다는 이런 아이디어를 시작단계부터 촘촘하게 고민해야 나중에 고생을 덜 한단다.

“‘하루’ 이모티콘을 만들 때도 사람들이 카카오톡에서 자주 쓰는 말들을 중심으로 생각해봤어요. 예를 들어 ‘오늘 하루는 사랑할꺼야’는 연인을 위한 이모티콘이죠. 하트를 서로 주고받거나 ‘사랑해’ ‘미안해’ 같은 단어로 구성했어요.”

흰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연필이라. 시작할 땐 ‘이모티콘 별거 아니지’라는 마음이었는데, 아이디어 노트를 펼쳐놓으니 막막하다. 일단 생각나는 대로 그려봤다. 우리의 존재가 우주의 먼지 같다는 데서 착안한 ‘먼지티콘’, 요즘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으니까 ‘식집사티콘’ 등. 한참 머리를 싸매고 있으니 박 작가가 어깨너머로 노트를 슬쩍 보고 한마디 보탠다.

“혹시 좋아하는 동물 있어요?”

“호랑이 좋아하는데…. 왜 그러세요?”

“동물이나 자연물에서 이모티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거든요. 동물은 일단 귀엽잖아요.”

박 작가의 말에 힌트를 얻어 구상한 것이 바로 ‘하찮은 호랑이티콘’이다. 호랑이는 호랑이인데 무섭기보다는 정감 있는 외형에 소심한 성격이 핵심이다. ‘산중왕’이지만, 토끼에게도 지고 마는 순진하고 하찮은 호랑이라는 콘셉트다.

“요즘 스타일인데요? 최근에는 이렇게 뭔가 어설프거나 귀여운데 또 반전 매력이 있는 이모티콘이 인기거든요.”

◆아이패드로 쓱싹=아이디어 구상을 마쳤다면 이모티콘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모티콘은 컴퓨터에 있는 ‘그림판’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박 작가는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라는 유료 애플리케이션(앱)을 추천했다. 이모티콘 작가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앱이라고 한다. 복잡한 도구 없이도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 또는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으면 누구나 작가에 도전할 수 있다. 그림 도구가 간편하니 꼭 작가가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부업으로 뛰어드는 사례도 많다.

앱 프로크리에이트를 열면 먼저 ‘캔버스’를 펼쳐야 한다. 일종의 스케치북이다. 흰 배경에 그림을 그리면 되는데, 앱 안에 다양한 브러시가 있어서 연필이나 색연필로 그린 것 같은 표현도 가능하다. 애플펜슬 같은 도구가 있으면 그리기가 더욱 간편하다. 이모티콘을 그릴 때는 1대1 비율로 캔버스를 설정하되,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튜디오’ 등 자신이 이모티콘을 제출할 곳의 규격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캔버스에 그림만 그리면 끝이다. 꼭 그림 실력이 빼어날 필요는 없다. 요새는 말 그대로 ‘발로 그린 것 같은 그림’도 시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림 없이 대화나 말로만 이뤄진 이모티콘, 움직이는 이모티콘도 있다. 자기 상상력을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셈이다.

‘하찮은 호랑이티콘’은 이등신 몸에 작은 눈·코를 달았다. 색은 진한 노란색으로 칠하고, 호랑이 특유의 얼룩무늬를 얼굴에 간결하게 나타냈다. 캐릭터라서 실제 이미지보다는 귀엽게 보이는 게 좋다.

“말풍선을 이용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죠. 표정이나 상황을 통해 감정을 드러낼 수도 있어요.”

집중해서 그리다보니 꼬박 1시간이 걸려서 인사하는 ‘하찮은 호랑이’ 이모티콘 한개가 완성됐다. 박 작가는 완성된 파일은 꼭 복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모티콘을 실제로 제출하려면 승인받는 과정에서 수정하는 일이 많은데, 원본과 사본을 분리해야 작업이 수월해서다. 또 저장할 때는 투명한 배경으로 설정해야 한다. 말풍선 글자를 쓸 때도 무작정 검정 글씨로만 하면 곤란하다. 사용자가 카카오톡 배경을 검정으로 해두면 이모티콘이 안 보일 수 있다.

완성한 이모티콘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뷰어’ 웹사이트에서 임시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실제 채팅창에서 이용하는 것처럼 이모티콘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톡 기준 멈춰 있는 이모티콘 32개, 움직이는 이모티콘 24개가 완성되면 제출 자격을 얻는다. 이모티콘을 제출하고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한달. 박 작가도 숱한 실패 끝에 이모티콘 승인을 받아냈다고 한다.

“제가 만든 이모티콘을 다른 사람들이 쓰는 모습을 보면 신기해요. 평소 낙서하길 좋아한다면 이모티콘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이참에 자기만의 이모티콘을 만들어보는 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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